3관왕 박태환 “잦은 도핑테스트로 근육 경직”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17일 19시 33분


자유형 100m 금메달 후 인터뷰

"50m 반환점을 5등으로 돈 줄도 몰랐어요. 정신이 없어서 빨리 가자고만 생각했지요."

17일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100m에서 금메달을 따 대회 3관왕에 오른 박태환(21, 단국대)은 경기 뒤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만면에 웃음을 잃지 않았다.

자신의 주종목이 아닌 100m에서 자신이 세운 한국 기록(48초 94)를 깨며 대회 세번째 금메달을 차지한 기쁨이 워낙 컸던 탓이었다. 이날 기록은 48초 70이었다.

박태환은 이날 경기 뒤 "내 주 종목이 아니었지만 긴장하면서 준비했다"며 "3관왕에 대한 욕심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좋은 기록에 금메달까지 따면서 마무리를 잘하게 돼 너무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박태환은 "좋은 기량의 일본, 중국 선수와 함께 경쟁해서 영광"이라며 "금메달을 딴 것도 기쁘지만 좋은 기록을 냈다는 게 더욱 기분 좋다"라고 미소 지었다.

박태환은 워낙 빨리 경기가 끝난 탓에 인터뷰 내내 "정신없이 경기를 치렀다"는 말을 반복했다.

또 4번 레인에서 경기를 한 탓에 양쪽 레인 선수의 물살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물살이 굉장히 셌다"며 "그런 부분이 경기에 약간 영향을 미쳤다"라고 설명했다.

박태환은 "내가 단거리에서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스피드가 처지기 때문에 무조건 빨리만 가자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박태환은 이날 도핑 테스트를 무리하게 받은 탓에 왼팔에 통증이 있는 상태에서 경기를 치렀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도핑 테스트를 하면서 피를 뽑았다. 왼쪽 팔꿈치와 팔목 사이에 주먹만한 크기로 근육이 경직됐다"며 "경기할 때는 정신이 없어서 아픈 줄 몰랐는데 앞서 훈련 때는 통증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몇 번인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데 이번 대회에서 4번 정도는 도핑테스트를 한 것 같다"면서 다른 국제대회 때와 비교해달라는 말에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도 똑같았다"고 설명했다.

박태환은 "이곳에 오자마자 피도 뽑고 소변 테스트도 했는데 베이징 올림픽 때도 그랬다"며 "경기가 끝나면 바로 테스트를 했다. 예선인지 준결승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결선 때는 거의 계속 도핑 테스트를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경쟁자인 중국의 장린이 이번 대회에 부진한 것에 대해서는 "장린 선수가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들었다. 경기에 대한 스트레스도 많았다고 들었다"며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박태환은 "나도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면서 "그래서 더욱 열심히 해서 1년 만에 예전의 내 기록에 복귀하게 됐다"고 말을 이어갔다.

이어 "장린은 테크닉이 좋고 페이스가 강하다"며 "이번에는 금메달을 따지 못했고 좋은 기록도 세우지 못했지만 많은 것을 얻었을 것이다. 이번 경기를 계기로 앞으로 더 많이 발전할 것이고 다음 경기에서는 (나와) 좋은 경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대회의 성과와 관련해서는 "200m, 400m 등에서 내 최고 기록을 깼고 덕분에 세계 랭킹 1위에 오른 것으로 안다. 굉장히 만족한다"면서 "세계 랭킹 1위라는 타이틀을 딸 수 있어서 영광"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회에서는 얻은 것도 많고 배운 것도 많다. 지난 1년 동안 굉장히 고생하면서 훈련했기 때문이다"라며 "내가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주변에서 많은 도움을 줬다"고 덧붙였다.

또 "세계랭킹 1위라는 결과는 내가 열심히 한 결과라기보다는 주변 도움 덕분이다"며 "세계적인 선수와 나란히 한다는 생각보다는 지금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자유형 1,500m와 혼계영 400m를 남긴 박태환은 "남은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해서 기분 좋게 대회를 마치겠다"고 밝혔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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