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한국 소총 삼총사 ‘부활 축포’ 쏘아 올리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18일 13시 38분


남자 사수들이 2010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한국 소총의 `부활 축포'를 쏘아 올렸다.

18일 광저우 아오티 사격관에서 2010 광저우 아시아경기 남자 50m 소총 3자세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한 한진섭(29·충남체육회), 김종현(25·창원시청), 이현태(33·KT)는 그동안 잠시 주춤했던 남자 소총의 새로운 '전성시대'를 이끌어가는 주역들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진종오(31·KT)의 등장을 계기로 최근 몇 년 간은 권총이 더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지만, 원래 한국은 주로 소총 종목에서 막강한 위력을 발휘했다.

1970년 태국 방콕 아시아경기에서 소총 3자세(당시 소구경 3자세) 개인전, 단체전 우승을 복사와 3자세에서 꾸준하게 고른 성적을 내왔고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은철의 등장과 함께 전성기를 구가했다.

1986년 서울 대회에서 남자 소구경 3자세 단체전 금메달을 시작으로 1990년 베이징과 1994년 히로시마 대회에서 이 종목 개인·단체전을 2연패한 것도 이은철과 현 국가대표 여자 50m 소총 코치인 차영철(51) 등이 중심이 됐다.

하지만 한국 사격 소총은 한동안 침묵을 지킨다. 2002년 부산 대회 남자 50m 소총 복사 단체전에서 우승하긴 했지만 1998년 방콕과 2006년 도하 대회에서는 남자 소총에서는 금메달을 수확하지 못했다.

한진섭과 김종현은 이런 때 혜성같이 등장한 남자 소총의 에이스다.

중학교 2학년 때인 1995년 학교 특별활동을 통해 처음 총을 잡은 한진섭은 2005년 국제사격연맹(ISSF) 창원월드컵대회에서 50m 소총 복사 우승으로 2008년 베이징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한진섭은 기대를 모았던 베이징올림픽에서 공기소총에서 26위, 소총 3자세 15위에 그쳐 세계무대의 높은 벽을 실감하고 절치부심, 지난해부터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50m 소총 3자세 본선 한국 기록(1183점)을 새로 쓴 그는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같은 종목 개인전 은메달을 따고 올림픽 출전권도 얻은 상승세를 몰아 광저우에서도 복사 단체전과 3자세 금메달을 견인, 2관왕의 주인공이 됐다.

김종현은 이런 한진섭의 뒤를 바짝 추격하며 정상급 기량을 과시하는 신예다.

중학생이던 2001년 선생님의 권유로 총을 잡은 김종현은 2004년부터 국제대회에 얼굴을 내밀었지만 이름을 알린 것은 올해부터다.

지난 5월 한화회장배 사격대회에서 1282.9점(본선 1183점+결선 99.9점)을 기록, 1년 전 한진섭의 기존 한국 기록 1천275.1점을 갈아 치우며 소속팀 창원시청이단체전에서 3518점으로 세계신기록을 쏘는 데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아시아경기 선발전에서도 10m 공기소총과 50m 복사·3자세에서 모두 1등을 한 김종현은 지난 15일 50m 소총 복사 단체전에서 본선 1위로 단체전 금메달을 이끈 데 이어 이날 3자세 단체전에서도 우승해 처음 출전한 아시안게임에서 2관왕에 올랐다.

이현태는 개성이 뚜렷한 두 겁없는 20대를 노련함으로 이끄는 중고참이다.

중학교 2학년 때인 1990년 처음 사대에 선 그는 주니어부에서는 꾸준히 두각을 나타냈지만 태극마크를 단 것은 2006년이 처음이다.

원래 복사가 주종목으로 4년 전 도하 아시아경기에서 박봉덕, 전동주와 함께 50m 복사 단체전 은메달을 따냈다.

2007년 태국 방콕에서 열린 ISSF 월드컵 사격대회 남자 50m 소총 복사에서 2위에 올라 베이징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며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은 이현태는 정작 선발전에서 밀려 선배 박봉덕에게 자리를 내줘야 했다.

사격인으로서는 같은 팀 후배 진종오, 은퇴 후에는 이은철을 닮고 싶다는 그는 올림픽행이 좌절된 아픔을 딛고 올해 선발전 3자세에서 안정된 기록을 내며 대표로 발탁돼 두 후배의 뒤를 든든히 받쳤고, 아시안게임 두 번째 도전에서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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