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아시아경기]‘에드먼턴 4총사’ 또 하이파이브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20일 03시 00분


무섭게 성장한 추신수-김태균-이대호-정근우
광저우서도 나란히 대활약… 8년 만의 金일궈

10년 전에도 그랬다. 넷은 얼싸안고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 2000년 캐나다 에드먼턴 세계청소년선수권 우승을 이끌었던 추신수(클리블랜드), 김태균(지바 롯데), 이대호(롯데), 정근우(SK)가 광저우에서도 우승을 합작했다. 1982년생 개띠 동갑내기 4명은 당시 결승에서 아마 최강 쿠바를 꺾었다. 그때 얻은 자신감은 그들을 10년 뒤 최고의 프로 선수로 거듭나게 했다. ‘에드먼턴 키즈’의 탄생이다.

이들 4명이 성인으로 한자리에 모인 것은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처음. 한국은 이들의 활약을 앞세워 세계 강호들을 연파하고 결승까지 올랐다. 올해 이들은 각자의 팀을 대표하는 선수로 맹활약했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2년 연속 3할 타율-20홈런-20도루를 달성하며 클리블랜드의 간판스타로 입지를 굳혔다.

이대호는 국내 프로야구 역사상 유례가 없는 타격 7관왕을 차지했다. 비공인 세계 기록인 9경기 연속 홈런도 함께 세웠다. 김태균은 지난해 WBC 활약에 힘입어 올 시즌 일본에 진출했고 시즌 막판 주춤하긴 했지만 4번 타자로 활약하며 팀의 저팬시리즈 우승을 도왔다. 정근우 역시 국내 최강 SK의 붙박이 2루수로 활약하며 팀의 우승에 앞장섰다. 에드먼턴 키즈의 화려한 시즌이었다.

19일 대만과의 결승에서도 넷은 나란히 선발로 출전했다. 2루수 정근우가 테이블세터를 맡았고 추신수-김태균-이대호로 이어지는 ‘추태호 라인’이 클린업 트리오에 포진했다.

에드먼턴 키즈는 이날도 맹활약하며 9-3 승리에 앞장섰다. 1회 안타로 출루한 정근우는 추신수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렸다. 2-1로 앞선 3회 2사에서는 이대호가 왼쪽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35m의 대형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김태균은 안타를 때리지 못했지만 타석에 서는 것만으로 동료들에겐 힘이 됐고 상대에겐 위협이었다.

대만은 1-6으로 뒤진 4회 선발 류현진의 난조를 틈타 2점을 뽑았지만 한국은 강정호가 7회 번트를 댈 듯하다 강공으로 적시타를 때린 데 이어 9회 2점 홈런까지 터뜨려 승부를 갈랐다. 유격수 손시헌의 백업 요원으로 광저우에 왔다 주전 3루수를 꿰찬 강정호는 이날 5타수 3안타 5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한국의 두 번째 투수 윤석민은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 투수가 됐다.

한국은 1998년 방콕, 2002년 부산 대회에 이어 아시아경기에서 세 번째 금메달을 땄다. 4년 전 한국에 ‘도하의 수모’를 안겼던 대만은 대회 2연패를 노렸지만 2010년 광저우의 한국 대표팀은 그들의 상대가 아니었다.

광저우=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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