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단은 광저우 아시아경기 태권도 49kg급에서 대만의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양수쥔(楊淑君)이 17일 부티하우(베트남)와의 1회전에서 9-0으로 앞서다 불법 장비 착용을 이유로 실격패하면서 발생했다. 당시 경기 운영 미숙을 탓하면서 반중 정서가 촉발됐다. 판정에 한국계 심판위원 H 씨가 개입한 것이 알려지면서 반중 정서는 반한 정서로까지 확산됐다. 부티하우는 준결승까지 올라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다음 주 5개 직할시 시장과 시의원 선거를 앞둔 대만에선 정치쟁점화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대만 언론에 따르면 후보들과 시민들이 18일 오전 대만 행정원 체육위원회 앞으로 몰려와 한국산 라면과 김치를 짓밟으면서 “김치를 먹지 말자, 한국 드라마를 보지 말자”고 외쳤다. 이들 중 일부가 태극기를 불태우자 경비 병력이 제지하면서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 장면은 대만 언론을 통해 보도돼 반한 감정을 부채질했다.
한국 상품 불매운동도 일고 있다. 대만 일간지 중양서(中央社)는 페이스북에 “한국 상품을 사지 말자. 반한 대만인들이 일어서자” 등의 게시물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반한 인터넷 동영상도 돌고 있다. 이 영상의 남자 주인공은 “한국 심판이 불공정하다”고 맹비난했다. 대만 ‘중앙라디오’는 “이번 반한 정서는 분명히 오래 계속될 것”이라고 18일 보도했다.
한편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 국제시사 자매지 환추(環球)시보는 19일 대만 정치인들이 중국과 한국이 짜고 대만에 패배를 안겼다고 공격하는 등 정치쟁점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18일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은 “실격패 판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하고 우둔이(吳敦義) 행정원장 등 각료들도 앞다퉈 “이런 굴욕을 어떻게 넘어가느냐”면서 철저한 진상 조사와 해명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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