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광저우 인터내셔널 스포츠 아레나에서 열린 한국과 중국의 남자 농구 결승전을 앞두고 중국 농구 대표 출신 방송인 마젠 씨(41)는 이렇게 말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도 출전했고 미국 무대에서도 잠시 활동했던 그는 “한국이 조직력에서 중국보다 낫지만 농구는 키 차이를 극복하기 어려운 종목”이라며 “게다가 모든 중국인이 이번 대회 중국의 우승을 당연하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마 씨의 예상은 맞았다. 한국의 71-77 패배. 2002년 부산 대회에서 중국을 연장 끝에 꺾고 우승을 차지했던 기적은 이번에는 없었다. 하지만 중국 선수단 평균 신장이 한국보다 7cm나 큰 203cm인 데다 한국 남자 농구가 4년 전 도하 대회 5위의 부진을 비롯해 최근 아시아 무대에서 하향곡선을 그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값진 은메달이다. 더구나 이날 경기는 중국 관중 1만8000명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 치러졌다.
예전에 비해 연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대표팀 조련에 나섰던 유재학 감독은 “결승에서는 110%의 전력을 가동하겠다”고 했고 그 말대로 선수들은 코트에서 투혼을 불살랐다. 하지만 중국도 그만큼 필사적이었다. 한국은 2쿼터 한때 37-31로 앞섰으나 주도권을 다시 내줬다. 경기 종료 50여 초를 남기고 71-74로 점수를 좁힌 상황에서 양동근이 장신 숲을 뚫고 회심의 레이업슛을 던졌으나 아깝게 튕겨 나가 역전 기회를 놓쳤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