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한 V 헹가래 FC서울 선수들이 사령탑을 맡은 첫 해 우승으로 이끈 빙가다 감독을 헹가래치고 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다. FC서울이 그랬다.
올 시즌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넬로 빙가다(57) 감독의 리더십이기도 하다.
팬들이나 언론은 물론 작년 12월 빙가다 감독의 선임 소식을 접한 구단 직원들조차 “철자법이 헷갈린다”고 할 정도로 정말 의외의 선택이었다. 그러나 이집트, 요르단 등을 두루 거치며 많은 우승을 경험한 빙가다 감독은 오래 전부터 서울 구단이 영입 리스트에 올려뒀던 인물이다.
1+1년 형태의 계약을 체결한 빙가다 감독은 정이 넘쳤다. 훈련장이나 경기장에서나 한결같다. 플레이가 아무리 나빠도 절대 선수들 탓을 하는 법이 없다. 특정 인물을 지목하는 법도 없다. “우린 한 배를 탄 공동 운명체”란 게 빙가다 감독의 지론이다. 누군가를 편애하다보면 불필요한 오해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장난기가 넘치고 늘 웃는 낯으로 선수들을 대한다.
최용수 코치는 “감독님이 늘 명랑하시고, 칭찬을 많이 한다. 선수들의 가려운 곳을 먼저 알고, 긁어주신 분”이라고 했다.
후반기 막바지에 아디, 박용호 등 수비진의 줄 부상이 이어질 때도 “빨리 회복시키라”며 피지컬 팀을 채근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는 후문이다. 원정 때마다 선수들의 방을 돌아다니며 일일이 면담을 하며 요구 사항을 두루 체크했다. 거듭된 스킨십이 긍정의 효과를 가져왔음은 물론이다.
심판 판정에 불만도 잘 표출하지 않아 주변에 적이 없는 것도 장점. 귀네슈 전 감독이 늘 심판들과 마찰을 빚어온 것과 정 반대다.
하지만 항상 ‘물렁물렁’한 것은 아니다. 나름의 축구 철학도 확고하다. 공격 일변도에서 무게 중심이 디펜스로 옮겨갔다.
“수비가 안정돼야 공격도 가능하다.”
그래서인지 상대적으로 ‘재미없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하지만 늘 안정만 강조한 게 아니다.
‘수비가 우선’이란 지론은 바뀌지 않았으나 때론 과감한 모험도 시도했다.
가끔 서울의 출전 엔트리에는 무려 6명의 공격수가 포진하기도 했다.
선수단 미팅을 할 때마다 “긴장을 즐겨라” “압박감을 즐거움으로 바꾸자” 등 편안함을 강조한 빙가다 감독의 주문은 서울의 아름다운 현재를 만들었다. 정규리그 직후, 안익수 수석코치와 최진한 2군 감독이 각각 부산 아이파크, 경남FC 사령탑에 오르면서 자칫 동요할 수 있었던 선수단을 다잡은 공로도 적지 않다.상암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상암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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