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V리그 경기가 벌어진 7일 천안유관순체육관. 관중석에 낯익은 얼굴이 눈에 띄었다. 현대캐피탈 문성민(24)이었다.
문성민은 2008년 KEPCO45의 신인지명을 받았지만 드래프트를 거치지 않고 독일 프로팀에 입단했다. 이후 터키를 거쳐 올해 6월 KEPCO45에 입단한 뒤 트레이드 형식으로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었다. 이 과정에 다른 구단들이 강하게 반발해 드래프트 문제가 상벌위에 회부됐고, 결국 1000만원의 벌금과 1라운드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징계를 받은 선수는 코트에 들어올 수 없다. 경기당일 직전 훈련은 물론 벤치에도 앉지 못한다. 그러나 문성민은 4일 삼성화재 원정에 이어 이날 홈경기도 선수단과 똑 같이 움직이고 있다. 경기 시작을 알리는 부저가 울리자 문성민은 관중석으로 올라갔다.
얼굴은 생각보다 착잡해 보였다. 처음에는 인터뷰도 사양했다. 구단의 허락을 얻어 잠시 몇 마디 들었다.
그는 “배구 선수가 코트가 아닌 관중석에 앉아있는 심정이 어떻겠느냐”며 “빨리 1라운드가 지나가기를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안게임도 다녀왔으니 휴식을 취하는 기간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다”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도 인터뷰 도중 현대캐피탈이 실점을 할 때면 입술을 꽉 깨물었다. 당장이라도 코트로 뛰어들고 싶은 듯 했다.
문성민은 현재 주로 웨이트 트레이닝과 러닝을 통해 몸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은 “12월 중순 이후부터 다른 선수들과 팀 훈련을 똑 같이 소화할 것이다”고 말했다.
문성민은 28일 우리캐피탈과 2라운드 첫 경기부터 뛸 수 있다.
천안|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사진|김종원 기자 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