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프로야구가 출범한 뒤 그라운드를 누빈 선수는 연인원으로 1만 명이 넘는다. 그중 지난해까지 골든글러브를 받아본 선수는 단 126명에 불과하다. 이처럼 골든글러브는 모든 선수의 꿈이자 목표다. 11일 오후 3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는 기자단 투표로 올해 골든글러브를 받을 10명의 주인공이 탄생한다. 이에 맞춰 골든글러브와 관련된 다양한 화제를 짚어본다. ○ 일본서 특수제작해 공수
골든글러브를 우리말로 번역하면 황금장갑이다. 하지만 골든글러브에는 금이 전혀 없다. 골든글러브는 글러브에 금색 칠을 한 것이다. 글러브를 만든 뒤 금색을 입힌 게 아니라 가죽 단계에서부터 금색을 칠한 뒤 재단을 해 글러브를 만든다. 이 때문에 실전용으로도 무방하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골든글러브를 끼고 경기에 나선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글러브에 금색을 입히는 데엔 꽤 어려운 기술을 요한다. 그래서 일본 제트사의 글러브 장인이 골든글러브를 만들어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보내준다. 골든글러브의 가격은 100만 원이 조금 넘는 수준. 선수용 일반 글러브 가격(70만∼80만 원)에 금색을 입히는 데 든 비용을 합치면 된다. 하지만 아무나 낄 수 없기에 골든글러브의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 방망이 대신 글러브 받는 지명타자
한국의 골든글러브 제도는 미국 일본과 다르다. 미국 일본은 최고의 수비수에게 이 상을 주는 반면 한국은 포지션별 최고 선수에게 골든글러브를 수여한다. 이런 이유로 글러브와는 전혀 상관없는 지명타자도 골든글러브를 받는다.
미국 프로야구에서는 최고 수비수에게 골드글러브를, 최고 타자에게는 실버 슬러거상을 준다. 일본에서는 수비와 공격에 따라 골든글러브와 베스트9(퍼시픽리그는 베스트10)을 각각 선정한다. 한국도 원년인 1982년과 1983년에는 골든글러브와 베스트 10을 나눠 수상하다가 1984년부터 이를 합쳤다.
○ 양준혁은 골든글러브에도 전설
한대화 한화 감독과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한 양준혁(삼성)은 남들은 한 번도 받기 힘든 골든글러브를 무려 8번이나 받았다. 특히 양준혁은 1루수로 1번, 외야수로 3번, 지명타자로 4번 받았다. 2007년에도 골든글러브를 받아 역대 최고령(38세 6개월 15일) 수상자이기도 하다. 요미우리에서 오릭스로 이적한 이승엽은 삼성에 몸담았던 1997년부터 2003년까지 7년 연속 황금장갑의 주인공이 됐다.
1983년 정구선, 1994년 김동수, 2001년 양준혁은 치열한 경합 끝에 단 2표 차로 수상자로 선정됐다. 2004년에는 외야수 부문 3위에 동률이 나와 박한이(삼성)와 이병규(LG)가 공동 수상했다. ○ 올해의 관전 포인트는
포수 부문에서 박경완(SK)과 조인성(LG)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박경완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고, 조인성은 28홈런과 107타점으로 최고의 공격력을 선보였다. 조인성이 수상하게 되면 데뷔 13년 만에 처음 황금장갑을 끼게 된다.
1루수 부문에서는 박정권(SK)과 최준석(두산)이 사상 첫 수상을 두고 경합한다. 롯데 홍성흔의 3년 연속 지명타자 수상 여부도 관심사다. SK 외야수 김강민은 사상 첫 수상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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