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약-김국영 31년만에 100m 한국新, 亞경기 마라톤-멀리뛰기 등 金4
시련-400m 박봉고 부상으로 亞경기 포기… 임은지, 약물복용으로 자격정지
《1월 5일 한국 육상 대표팀은 발대식을 가졌다. 이례적으로 모든 종목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발대식 후 나흘 동안 정신력 강화를 위한 합동 훈련이 이어졌다. 대한육상경기연맹 임원, 지도자, 선수 할 것 없이 절박함과 변화를 강조했다. 한국 육상은 올해 도약해야만 했다. 내년 8월 안방에서 열리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을 앞두고 있기 때문. 여러 종목에서 여러 해 전부터 영입한 외국인 코치의 지도가 비로소 자리를 잡았고 모든 지도자들이 일제히 강훈련을 천명했기에 기대는 컸다.》
①지영준(남자 마라톤):광저우 아시아경기 금메달 ②김덕현(남자 멀리뛰기): 광저우 아시아경기 금메달③정순옥(여자 멀리뛰기): 광저우 아시아경기 금메달
올해 한국 육상의 희망을 쏜 대표적인 사건은 31년 묵은 남자 100m 한국기록이 깨진 것이다. 김국영(19·안양시청)은 6월 전국육상경기선수권에서 하루 동안 10초31, 10초23의 기록을 잇달아 세우며 종전 한국기록 10초34를 단숨에 갈아 치웠다. 지난해 10월부터 장재근 전 트랙 기술위원장을 중심으로 단거리 유망주들을 맹훈련시킨 결과였다. 오랜 세월 육상인들을 억누르던 패배 의식은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바뀌었다.
광저우 아시아경기 성적도 투자와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를 들을 만하다. 한국 육상대표팀은 금 4개, 은 3개, 동메달 3개를 수확했다. 4년 전 도하 대회 때 금 1개, 은 1개, 동 3개에 그친 것에 비하면 비약적 도약이었다. 김덕현(25·광주시청)과 정순옥(27·안동시청)은 남녀 멀리뛰기를 동반 석권했다. 멀리뛰기는 내년 세계선수권 결선 진출 가능 종목이다. 도하 대회에서 동메달에 그쳤던 여자 100m 허들의 이연경(29·안양시청)도 아시아 정상에 섰다. 지영준(29·코오롱)이 남자 마라톤에서 우승을 차지한 건 백미였다. 문봉기 대표팀 총감독은 “새로운 선수가 아닌 기존의 선수들이 훈련을 통해 성장해서 좋은 성적을 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①임은지(여자 장대높이뛰기):선수 자격 정지 ②여호수아(남자 100m):허벅지 통증으로 아시아경기 400m 계주 실격 빌미 제공 ③박봉고(남자 400m):부상으로 아시아경기 출전 좌절아쉬운 부분도 적지 않다. ‘6월 역사’를 합작했던 김국영과 장 전 위원장은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크게 흔들렸다. 김국영은 결선에도 진출하지 못했다. 그는 전담 외국인 코치와 한국 코치 사이에서 혼란스러웠다고 털어놓았다. 미국 전지훈련 등 드림프로젝트가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대표팀을 이끌었던 장 전 위원장은 연맹과의 갈등 끝에 결국 아시아경기 이후 사퇴했다. 양측의 입장이 엇갈려 선수들만 더욱 혼란스럽게 됐다.
김국영과 함께 드림프로젝트 멤버였던 400m 유망주 박봉고(19·구미시청)는 부상으로 아시아경기에 출전조차 못했다. 기대해도 좋다던 남자 400m 계주에서는 첫 주자로 나선 여호수아(23·인천시청)의 허벅지 통증 여파로 바통을 규정 지역 밖에서 전달해 결국 한국팀은 실격당했다. 당시 컨디션이 나쁜 여호수아의 출전 강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관리와 소통 부족을 드러낸 걸로밖에 볼 수 없는 부분이다.
지난해 한국 여자 최초로 세계선수권 장대높이뛰기에 출전했던 임은지(21·부산 연제구청)도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그는 금지 약물 복용으로 선수 자격 정지 처분을 받으며 아시아경기 출전 명단에도 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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