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상복이 없다니까요.” FC서울의 왼쪽 풀백 현영민(31·사진)은 7년간 프로 선수생활을 하면서 2번의 K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K리그에서는 꽤나 이름난 수비수다. 하지만 그는 아직까지 단 한번도 개인상을 받은 경험이 없다. 지난해를 포함해 후보에는 여러 차례 이름을 올렸지만 수상의 영광을 누리지 못했다.
현영민은 올해 시상식에는 내심 기대를 했다. 소속 팀이 K리그 2관왕을 차지했고, 개인 기록도 나쁘지 않았다.
현영민은 시상식이 열리기 직전 대기실에 앉아 시상식 안내 책자를 유심히 살펴봤다. 수비수 부문 후보들의 면면을 확인했다. 그런 후 그는 “원래 상복이 없어서 오늘도 박수치며 수상자들을 축하해주고 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K리그 대상 베스트11에서 수비수는 4명이 선정된다. 4-4-2 포메이션이 기준이다. 하지만 기준이 애매해 중앙 수비수들이 많이 뽑힌다. 포지션 상으로 보면 중앙 수비수 2명, 좌우 풀백 각 1명씩 등 4명이 선발되어야 하지만 명확한 구분을 두지 않아 풀백들이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서도 중앙수비수 3명과 풀백 1명이 수비수 베스트11에 뽑혔다.
현영민은 수비수 부분에서 5위로 아쉽게 수상자가 되지 못했다. 4위 홍정호(제주)에 5표차로 밀려 커트라인을 통과하지 못했다.
현영민은 “나는 상을 못 받았지만 친구 (김)은중이가 MVP를 받는 모습을 보니 기뻤다. 많이 축하해주고 한 턱 얻어먹으면 된다”며 아쉬움을 뒤로한 채 자리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