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언특급’ 박찬호(37.오릭스)의 남은 야구인생에 컷패스트볼이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박찬호는 2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피트니스 PARK61’에서 가진 오릭스 버팔로스 입단 기자회견에서 “1년 넘게 연습한 컷패스트볼을 2010시즌 막판 익히는데 성공했다. 컷패스트볼이 잘 들어가면서 미래를 갈등하게 됐다”고 밝혔다.
컷패스트볼은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합쳐 놓은 듯한 구질. 직구처럼 날아오다 타자 앞에서 날카롭게 휘어진다. 직구보다는 스피드가 떨어지지만 슬라이더보다는 빠른 구질이다. 컷패스트볼이 위력을 떨치면 범타로 타자들을 쉽게 처리하며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다. 뉴욕 양키스의 마무리투수 마리아노 리베라와 선발투수 앤디 페팃이 컷패스트볼의 스페셜리스트다.
박찬호의 컷패스트볼이 가장 위력을 떨쳤던 경기는 시즌 마지막 등판인 플로리다전. 박찬호는 이 경기에서 3이닝 무실점 6K 퍼펙트 피칭으로, 메이저리그 아시아인 최다승 기록(124승)을 수립했다.
박찬호는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많은 이닝을 던지며 승리한 것과 컷패스트볼이 잘 들어간 것을 통해 많은 이닝이 가능하고, 선수생활을 길게 가져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선발직에 강한 집착을 보인 박찬호가 컷패스트볼의 장착과 함께 남은 커리어를 선발투수로 뛸 수 있다고 확신한 것.
박찬호는 또 컷패스트볼이 가장 돋보였던 플로리다전을 메이저리그 인생에 가장 기억 남는 경기로 꼽았다. 박찬호는 “17년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는데 마지막 경기가 가장 먼저 생각난다. 플로리다에서 124승을 달성하는 순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결과를 얻어냈다는 사실에 정말 기뻤다”라고 강조했다.
일본으로 무대를 옮기게 된 박찬호는 17년의 메이저리그 생활을 청산하게 된 것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덤덤하고 슬펐다. 커리어의 대부분이 미국이었다. 미국생활을 정리하는 것이 마치 선수생활을 은퇴하는 것 같았다”는 것이 그의 설명.
그러면서 “17년 동안 미국에서 교민들이 많은 도움을 줬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 그 분들에게 아쉬움을 주는 것이 너무 미안하다. 그리고 지금의 나를 잊게 해준 그분들에게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교민들에 대한 감사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언제까지 현역으로 뛸 생각인가라는 질문에는 “욕심 같아서는 오랫동안 하고 싶다. 내 체력과 건강이 허락될 때까지 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한국과 일본의 취재진 약 150명이 몰려 박찬호의 일본 진출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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