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SK와 KT가 맞붙은 2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 통신사 라이벌답게 경기장 분위기가 뜨거웠다. 선수들도 긴장한 빛이 역력했다. 주희정(SK)은 “성적과 관계없이 KT와의 대결은 신경이 더 쓰이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선수보다 더 긴장한 사람도 있었다. 바로 양팀 감독. 역대 최다승(389승) 기록 보유자인 신선우 SK 감독과 승률에서 현역 감독 가운데 최고(330승 205패·61.7%)인 전창진 KT 감독의 자존심 싸움도 팽팽했다.
경기 직전 두 감독은 약속이나 한 듯 똑같은 말을 했다. “선수들 부상 때문에 죽을 맛이다.” KT는 송영진 최민규 표명일 김도수 등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SK는 방성윤 김민수의 부상 공백이 아쉬웠다.
결과적으로 대처 능력에서 KT가 앞섰다. “이 대신 잇몸으로 뛰는 만큼 수비에서 한 발 더 뛰고, 외곽슛 집중력을 높이면 된다”는 전 감독의 생각이 맞아떨어졌다. KT는 1점 앞선 채 시작한 2쿼터에서 끈끈한 수비로 상대 실책을 8개나 유발하며 전반 끝날 무렵 점수를 9점 차까지 벌렸다. 3쿼터엔 외곽슛이 터졌다. 8개의 3점슛 가운데 6개를 성공시키며 SK에 추격 기회를 허용하지 않았다. 결국 89-67로 KT의 대승. 14승 7패가 된 3위 KT는 2위 전자랜드에 1경기 차로 다가섰다.
안양경기에선 홈팀인 한국인삼공사가 삼성을 95-79로 꺾었다. 삼성은 최근 6경기 1승 5패의 부진에 허덕였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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