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코 최근 6경기서 한번도 승리 못해
2부 강등·감독교체 위기서 희망의 폭죽
박주영 4경기만에 골…대표팀에도 활력
골이라고 해서 다 같은 골이 아니다. 상황에 따라 의미는 천차만별이다.
박주영(25·AS모나코)이 23일(한국시간) 기록한 시즌 6호 골은 누가 봐도 천금같은 골이다. 소속 팀과 감독을 구했고, 우리 대표팀에 희망을 전해줬으며, 스스로 자신감을 회복한 한 방이었다.
박주영은 이날 모나코 루이2세 경기장에서 열린 FC소쇼와 2010∼2011 정규리그 19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극적인 결승골을 뽑아냈다. 모나코의 2-1 승리. 지난달 28일 OGC 니스 전에서 페널티킥으로 시즌 5호 골을 쏘아 올린 이후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하다 4경기 만에 짜릿한 6호 골을 터뜨렸다.
● 라콩브 감독이 눈물 흘린 사연
모나코는 이날 경기 전까지 6경기(3무3패) 동안 단 한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정규리그 17위(2승10무6패)로 2부 리그 강등을 걱정해야하는 절박한 상황이었다. 특히 선제골을 넣고도 예상치 못한 자책골이 나온다든지 아니면 집중력 부족으로 막판 동점골을 허용해 팀 분위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19라운드를 끝으로 전반기를 마무리 한 가운데 10무승부의 모나코 보다 더 많은 무승부를 기록한 팀은 오세르(11무)가 유일하다.
급기야 감독 교체설까지 흘러나왔다. 팀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니 사령탑 교체로 분위기 반전을 꾀한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이날 경기 결과에 따라서 자칫하면 기 라콩브 감독이 쫓겨날 수도 있었다.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 박주영의 결승골이 터졌다. ‘구세주’라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모나코는 이날 승리로 11월 8일 낭시와의 경기(4-0승) 이후 45일 만에 승점 3을 추가했다.
라콩브 감독은 박주영의 골이 터지자 주먹을 불끈 쥐면서 눈물까지 흘렸다. 그동안의 마음고생이 그대로 묻어났다. 모나코의 에티엔 프란치 회장은 경기가 끝난 후 감독 유임 쪽으로 가닥을 잡았음을 밝혔다.
● 조광래호도 희망가
박주영은 조광래호에서도 절대적인 존재다. 확실한 스트라이커다. 결정적인 찬스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공격수다.
특히 주장 박지성이 아시안컵 이후 대표팀 은퇴를 결심한 상황이어서 그의 존재 가치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런 그가 골 감각을 살렸다는 것은 보름 앞으로 다가온 2011 카타르 아시안컵에서의 희망을 엿볼 수 있게 했다.
한국은 51년 만에 아시안컵 정상을 노리고 있다.
대표팀 조광래 감독은 “박주영이 골을 넣는 순간 굉장히 침착했다”고 칭찬했다. 이어 “골 이외에도 여러 차례 슛 장면이 나왔는데, 컨디션이 굉장히 좋아보였다”고 평가했다.
조 감독은 당초 박주영을 한국으로 불러 대표팀과 함께 훈련 캠프가 차려질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으로 떠날 예정이었지만, 컨디션을 감안해 프랑스에서 이틀 정도 쉰 뒤 합류하도록 했다. 박주영은 27일 경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