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속에서도 목동구장은 뜨겁기만 하다. 자율훈련이지만, 다수의 선수들이 나와 땀을 흘린다. 하지만 웨이트트레이닝을 마친 선수들이 캐치볼과 러닝을 하는 장소는 목동구장의 그라운드가 아니다. 선수들은 글러브를 들고, 주차장으로 향한다. 드문드문 목동구장 주변의 시멘트 바닥을 뛰고 있는 선수들의 모습도 보인다. 넥센 관계자는 “시멘트 바닥이 딱딱해 무릎에 충격이 갈 수도 있다. 러닝머신이나 사이클을 권장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명색이 프로야구 선수들이 주차장에서 캐치볼을 하고 있으니 불만도 종종 터져 나온다. 한 선수는 “다들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훈련여건이) 너무 열악한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희극적 비극’의 원인은 목동구장 대관 문제를 둘러싼 넥센과 서울시체육시설관리사업소의 입장차이 때문이다. 넥센은 “목동구장 1일 대관료는 10만원에 불과(?)하다. 돈 문제 때문에 대관을 못한 것은 아니다. 서울시체육시설관리사업소에서 허락을 해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항변했다. 서울시체육시설관리사업소측은 “11월까지는 넥센이 대관을 했지만, 12월에는 주로 사회인야구팀에게 대관을 했다. 그리고 19일 이후에는 목동구장의 외야보수와 잔디보호를 위해 원칙적으로 대관을 하지 않는다. (팀 훈련이 시작되는) 내년 1월 9일부터 12일까지는 (예외적으로) 대관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넥센은 지난해 11∼12월 제주도와 원당에서 훈련했다. 하지만 지난 2월 원당시대의 종식을 선언하고, 2군 홈구장을 전남 강진으로 옮기면서 올 겨울 새로운 문제에 봉착했다. 서울시체육시설관리사업소와 협의가 없다면, 내년 겨울에도 ‘주차장 캐치볼 풍경’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