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공이 용품업계 효자종목으로 떠올랐다. 20 10년 국내 골프용품 시장에선 선두업체가 바뀌는 변화가 일었다. 10년 만이다.
2000년대 들어서 국내 골프용품 시장에선 캘러웨이와 테일러메이드 두 곳이 1,2위를 다퉜다. 캘러웨이는 아이언과 퍼터 시장에서 앞섰다. 테일러메이드는 드라이버와 페어웨이 우드 등으로 인기를 누렸다. 두 업체는 한때 연 매출 900억 원대의 호황을 누렸다.
올해 넘버원의 자리는 ‘프로 V1’ 골프공을 앞세운 아쿠쉬네트코리아의 차지가 됐다. 업계에서는 아쿠쉬네트코리아가 골프공 판매로만 5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고, 타이틀리스트 클럽과 풋조이 신발을 합쳐 8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했다고 추정했다.
1위 업체의 변화는 골프소비층이 바뀐 결과다.
그동안 소비의 중심은 50대 이상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30∼40대 골퍼들이 증가 하면서 소비주도층으로 떠올랐다. 과거 50대 이상의 골퍼들은 골프공 구매에 인색했지만 30∼40대 젊은 골퍼들은 골프공 같은 용품 구입에 많은 돈을 쓰고 있다.
아쿠쉬네트코리아 마케팅팀 이선화 과장은 “회사 규정상 정확한 수치는 말하기 곤란하다. 그러나 골프공을 비롯해 아이언과 신발 등 거의 전 부문에 걸쳐 매출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올해 특히 눈에 띄는 건 컬러 골프공의 판매율 상승이다. 국산 골프공 제조업체 볼빅은 컬러 골프공 마케팅을 펼치면서 작년 대비 2.5배 성장했다.
볼빅 윤경진 팀장은 “색깔로 자신을 표현하는 골퍼들이 늘어나면서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특히 30대 중반 골퍼들에게 높은 인기를 얻었다. 조사 결과 남자는 오렌지색, 여자는 핑크색 공을 선호했다. 이런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새롭게 뜬 브랜드가 있다면 서서히 지는 브랜드도 있어 명암이 엇갈렸다. 그동안 퍼터 위주의 판매가 대부분이었던 핑골프는 3년 전 출시된 G10 시리즈를 시작으로 드라이버와 아이언 시장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하면서 매출 증가에 탄력을 받았다. 올해는 G15 드라이버와 아이언, 하반기 출시된 K15 시리즈가 인기를 얻으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반면 한때 큰 인기를 누렸던 일본의 고가 브랜드 혼마골프는 하향세가 뚜렷했다. 혼마는 오랫동안 히트된 ‘스타’ 시리즈의 인기가 한풀 꺾이면서 고전했다. 혼마골프는 내년 인기 회복을 위해 총판체제에서 지사체제로 전환하고 직접 한국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