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마감 대한체육회 박용성 회장의 “새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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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28일 03시 00분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 총력 내년5월 스위스서 勢굳혀야”

밴쿠버 겨울올림픽과 남아공 월드컵, 광저우 아시아경기 등 굵직한 스포츠 이벤트를 지켜본 박용성 대한체육회장은 “선수들이 금메달에 얽매이지 않고 경기를 즐기는 등 한국 스포츠가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2011년에는 평창 겨울올림픽을 유치하고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하는 게 목”라고 새해 소망을 밝혔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밴쿠버 겨울올림픽과 남아공 월드컵, 광저우 아시아경기 등 굵직한 스포츠 이벤트를 지켜본 박용성 대한체육회장은 “선수들이 금메달에 얽매이지 않고 경기를 즐기는 등 한국 스포츠가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2011년에는 평창 겨울올림픽을 유치하고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하는 게 목”라고 새해 소망을 밝혔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박용성 대한체육회장(70)을 만나러 가는 차 안에서 루이 암스트롱의 ‘왓 어 원더풀 월드’라는 노래가 흘러나왔다. 지난 1년도 이 제목처럼 멋졌을까. 한국 스포츠만 놓고 보면 그런 말이 나올 만하다. 밴쿠버 겨울올림픽, 남아공 월드컵, 싱가포르 유스올림픽, 광저우 아시아경기…. 쏟아지는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에서 태극전사들은 진한 감동을 전달했다.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 경쟁도 뜨겁게 펼쳐졌다. 한국 스포츠를 이끌고 있는 박 회장은 현장을 누비며 그 어느 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냈다. 지난 주말 서울 중구 을지로6가 두산타워 33층 집무실에서 기자를 맞이한 박 회장의 표정은 유달리 밝아 보였다.

박 회장은 얼마 전 부인에게서 받았다는 e메일 얘기를 꺼냈다. “아내와 집이 있다는 사실을 아느냐고 물어보더군요. 30일 넘게 해외출장 중이었어요. 아직 살아있다고 답장했지요. 올 하반기에는 절반 이상 외국에 머물렀을 겁니다.”

숨 가쁘게 한 해를 달린 박 회장은 “굵직한 일들이 쏟아지고 있는데 자리만 지킬 수는 없는 것 아니냐. 아직도 갈 길은 멀고도 많다”고 말했다. 내년 3월이면 체육회장 임기 4년 가운데 절반을 마치게 되는 그는 “경기 가맹단체 회계의 투명성, 구타와 폭력 추방, 방만한 전국체육대회 개선 등에서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박 회장은 2011년 새해 한국 스포츠의 최대 이슈로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 경쟁과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개최를 꼽았다. 최근 평창의 유치 낙관론에 대해선 “경쟁 도시 뮌헨과 안시는 유치위원장이 바뀌고 현지 여론도 나쁘다. 반면 평창은 호재가 많다. 그래도 아직 모른다”고 조심스러워했다. 그는 “내년 5월 스위스 로잔에서 IOC 테크니컬 브리핑이 열린다. IOC 위원 90∼100명이 참석한 가운데 프레젠테이션에 이어 45분 정도 비공개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데 여기서 판세를 굳혀야 한다. 예상 질문과 답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IOC 위원 114명 중 내가 위원으로 있을 때 알던 사람이 80여 명이다. 구면이니까 명함 내밀 필요가 없다. 자유롭게 유치를 돕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내년 세계육상선수권과 관련해 그는 “대구에서 잔치를 벌여놓고 성적이 나쁠까 걱정이다. 몇 달 남지 않아 기적을 바라기는 무리다. 태릉선수촌에 육상 선수 46명이 들어와 있는데 메달권에 근접한 성적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요즘 선수들의 달라진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봤다. “밴쿠버 올림픽에 가서 놀라고 기분이 좋았어요. 은, 동메달도 다들 기뻐하더군요. 예전에는 금메달 아니면 죄인처럼 있어 메달 걸어주며 웃으라고 해도 떨떠름한 표정이었죠. 세대가 바뀌는구나. 즐기면서 운동한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죠.”

어느덧 2012년 런던 올림픽이 1년 반 앞으로 다가왔다. “메달 가능성이 있는 종목에 집중하며 해외 전지훈련도 자주 실시할 계획입니다. 진천 훈련원이 내년 8월 개원하는데 메달이 많은 육상, 사격, 수영 세 종목이 먼저 들어가게 돼 훈련 효과를 끌어올릴 수 있어요.”

프로야구 두산 구단주 출신인 박 회장은 “신생구단 창단은 환영할 일이다. 아마추어 입장에서 보면 고교 야구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12개 구단이 양대 리그로 한국시리즈를 치르는 게 제일 좋다”고 희망을 밝혔다.

“사람 몸은 연비가 좋아서 살찌지 않으려면 적게 먹어야 한다. 틈만 타면 한강 둔치와 서울 근교 야산을 걷는다”고 건강 비결을 밝힌 박 회장은 “새해 소망은 평창 올림픽 유치와 대구 육상 메달뿐”이라며 웃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박용성 회장 프로필

△1940년 9월 11일생 △경기고-서울대 경제학과-뉴욕대 경영대학원 MBA △1986년 대한유도회 회장 △1995년 국제유도연맹 회장(2001년 재선) △1999년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구단주 △2002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2009년 대한체육회 회장(현) △2010년 IOC 국제관계위원회 위원(현) △두산중공업 이사회 의장, 중앙대 이사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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