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선동열(47) 감독이 임기 4년을 남겨두고 전격적으로 물러났다. 후임은 류중일(47) 1군 작전코치다.
삼성은 30일 “선동열 감독이 ‘사장과 단장이 교체된 만큼 분위기 일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스스로 물러날 뜻을 밝혔다. 선 감독의 뜻을 존중해 사의를 수용하고 선 감독의 추천으로 류중일 1군 작전코치를 제13대 사령탑으로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구단은 선 감독의 퇴진이 ‘용퇴’임을 강조했지만 구체적인 배경을 설명하지 않아 의혹을 자아내고 있다. 선 감독과 절친한 인사에 따르면 선 감독은 자진사퇴 하루 전인 29일에도 평소와 다름없이 내년 시즌 구상을 밝히며 심기일전을 다짐했다. 그러나 이날 저녁 늦게 송삼봉 단장에게서 긴급 호출을 받았고, 30일 오전 다시 김인 사장과의 긴급 면담 후 구단의 사퇴 발표가 터져나왔다. 사실상 ‘해임’ 통보를 받았음을 암시하는 정황이다. 삼성 구단은 선 감독에게 운영위원을 맡겼지만 이 또한 실행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와 관련해 구단 내부의 반응도 주목된다. 30일 낮 12시 넘어 전 직원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선 감독의 퇴진이 통보됐고, 이를 접한 직원들도 대개 당황스런 표정을 지었다. 한 직원은 “(선 감독이) 그냥 물러났을 리가 없다”고 말했다.
류중일 신임 감독 역시 “오늘(30일) 오전 10시에 김인 사장님으로부터 감독 임명 사실을 전화로 전해듣고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류 감독은 이어 “구단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최선을 다해 팬들로부터 사랑받는 구단, 팀워크가 살아 숨 쉬는 구단, 근성 있는 구단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삼성은 이달 초 그룹 인사에 따라 김응용 사장이 먼저 퇴진했고, 이어 김재하 단장도 퇴임시켰다. 임원진 교체 후 불과 1개월도 안돼 사령탑까지 일신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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