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정재훈(31·사진)은 1월 1일생이다. 올해도 여느 해와 다름없이 해돋이를 보며 생일을 맞이했고, 떡국 대신 미역국을 먹으며 새해 첫날을 보냈다. 하지만 그에게 2011년은 조금 더 특별하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딸 아연(생후 40일)의 아빠로서 어깨가 한층 무거워졌기 때문이다.
정재훈은 지난 시즌 두산의 허리를 든든히 지킨 필승불펜이다. 63경기 78이닝을 던져 8승4패, 2세이브, 방어율 1.73을 기록했다. 홀드 23개로 타이틀홀더가 됐다. 그러나 그는 “포스트시즌에 못 해서 그런지 결과론적으로 다 못한 것 같다”고 자책했다. 특히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 박한이에게 역전 3점홈런을 허용한 것이 가장 뼈아팠다.
하지만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 정재훈은 신년의 여명을 바라보며 아쉬움을 훌훌 털어버렸다. “식구가 한 명 더 늘어서 그런지 올해 조금은 다른 느낌이다. 이전보다 책임감이 생겼고 야구선수로서 내가 더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몸과 마음을 강하게 무장했다.
그렇다고 올해 목표가 개인타이틀은 아니다. “다소 뻔할지 모르겠지만” 2005년 삼성, 2007년∼2008년 SK의 벽에 막혀 준우승에 머문 현장에 있었던 만큼 어느 누구보다 우승이 목마르다.
그는 “이제 정말 팀이 우승할 때가 됐다”며 몇 번이나 강조하고는 “(이)혜천이 형도 돌아왔고 (이)현승이도 지난해보다는 분명 더 좋아질 것이다. 용병만 잘 들어오면 투수조가 안정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불펜에서 나는 못 했지만 (임)태훈이와 (고)창성이, (이)용찬이가 있다. (이)재우 형도 돌아오면 전력이 더 좋아진다”고 확신하고는 “은메달만 3개다. 올해는 금메달을 따겠다”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한 남다른 의지를 불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