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2년째를 맞은 LG 박종훈(사진) 감독의 눈길은 온통 마운드에 쏠려 있다. 5일 투·포수가 사이판 전지훈련을 떠나는데, 박 감독도 동행하기로 했다. 야수조는 이날부터 잠실에서 훈련한 뒤 16일 일본 오키나와로 출발해 스프링캠프를 차린다.
투·포수는 사이판 훈련을 마치면 22일 오키나와에 합류한다. 보통 각 팀마다 투·포수가 먼저 따뜻한 곳에서 훈련을 시작하지만 투수코치와 배터리코치가 인솔하는 방식을 취한다. 대부분의 감독들은 야수조의 국내 훈련을 지켜보다 야수조와 함께 해외 전지훈련 장소로 날아간다.
4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박 감독은 이례적인 행보에 대해 “결국은 투수 쪽에서 답을 찾아야하니까”라고 답변했다. 올 시즌 LG 성적의 관건은 마운드에 달려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 하물며 1년 동안 마운드의 약점을 실감한 감독 입장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박 감독은 그래서 지난해 10월부터 12월 말까지 진주와 미국 플로리다로 이어지는 마무리훈련에서도 마운드 강화에 유난히 신경을 썼다. 마운드에 특별히 새로 들어온 인물은 없다. 어떻게 보면 그 얼굴이 그 얼굴이다.
그러나 박 감독은 “마무리훈련에서 분명히 희망도 발견했다”면서 “특히 젊은 투수들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것을 지켜봤다. 작년에는 정말 후보들만 많았을 뿐이다. 그러나 이젠 경쟁체제를 확립할 수 있는 확실한 후보가 많아졌다”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여전히 강팀과 견주면 마운드의 힘이 약한 것은 사실이지만, 있는 자원들의 성장에 고무됐다는 것이다.
박 감독은 “지금은 투수 때문에 고민이 아니라, 투수 때문에 행복하다”며 웃었다. 어떻게 보면 그 행복이 희망사항일 수도 있지만, 박 감독은 반드시 그 희망을 현실화하겠다는 의지다. 그렇지 않고는 8년연속 4강진출 실패의 고리를 끊을 수 없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