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준호 삼성 감독은 4일 모비스와의 잠실 경기에 앞서 해묵은 얘기를 꺼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황영조가 금메달을 딴 데는 김완기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안 감독은 여자 실업팀 코오롱에서 코치를 하고 있었다. 황영조와 김완기도 같은 코오롱 소속이라 관심이 많았다. 안 감독은 “김완기가 페이스메이커로 레이스 막판까지 잘 끌어준 덕분에 황영조가 몬주익 언덕에서 극적으로 치고 나갈 수 있었다. 우리 농구단에도 그런 존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타군단 삼성의 조직력이 모래알 같다는 지적을 의식한 발언이었다.
‘삼성의 김완기는 누구냐’는 질문에 안 감독은 “그런 선수가 많아야만 팀이 살아난다. 개인 기록보다는 팀의 목표가 최상위에 놓여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삼성은 안 감독의 바람대로 수비와 리바운드 같은 궂은일에 치중하며 탄탄한 조직력으로 실책을 줄인 끝에 모비스의 막판 추격을 따돌리며 88-80으로 이겼다. 지난해를 4연패로 마감하며 우울한 연말을 보냈던 삼성은 새해 들어 3경기를 모두 이기며 달라진 면모를 보였다. 4위 삼성은 16승 11패를 기록해 3위 동부를 2.5경기 차로 추격했다.
창원에서는 KCC가 하승진(24득점)을 비롯한 출전선수 6명이 10점 이상을 넣는 고른 득점력을 앞세워 LG를 95-78로 꺾었다. 방문경기 6연승을 달린 KCC는 14승 13패로 5할 승률을 넘어서며 단독 5위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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