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갖가지 논쟁의 궁극적 목표는 ‘공존의 대안’모색이다. 저마다의 가치체계와 이해관계의 상충으로 말미암아 사안마다 불거지는 진통 또는 파열음도 이 하나의 지점으로 수렴됐을 때 의미를 지닌다. 스포츠동아는 신묘년 새해를 맞아 대한민국 스포츠의 새로운 성장 원동력을 찾고, 새로운 지향점을 추구할 공론과 소통의 장, ‘지상토론’을 마련한다. 그 첫 순서는 신년 벽두 프로야구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초미의 관심사인 ‘신생구단 창단 논의의 전개과정과 향방’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1일 이사회를 통해 9·10구단 출범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올해로 출범 30주년을 맞는 한국프로야구의 제2도약을 향한 새 틀 짜기를 시도한다.》야구인기 최고에 창원시 적극적 지원 엔씨소프트 창의적 마케팅 적임 기업 지역경제 돕고 시민에 문화혜택 제공프로야구 구단 확대를 찬성하는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지금 야구 인기는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 그러나 호황이라도 내일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법이다. 전성기야말로 야구시장 확대의 적기다.
둘째, 제9구단에 제시된 옵션이 좋다. 제9구단의 연고지로 확실한 창원시가 제시하는 조건들은 선진국형이다. LG·두산이 서울시의 말도 안 되는 야구장 사용료 인상이라는 상황에 직면했는데 북미 프로스포츠에서도 입장료의 10% 이상을 사용료로 받는 데가 없다. 30% 가까운 금액을 서울시가 요구하는 현실에 대비해 볼 때, 창원은 합리적이다.
셋째, 야구단은 속성상, 초기 비용이 많이 드는데도 하려는 기업이 나온다. 몇 년 전 현대가 서울 연고를 거저주다시피 했는데도 안 가져간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떠올리면 격세지감이다.
이보다 더한 타이밍이 앞으로 또 있겠는가? 9구단이 들어와야 전체 시장이 커진다. 9구단·10구단이 안정적으로 정착하려면 3∼4년은 걸릴 것이라 보는데 몇 개의 야구장 인프라가 완공되는 타이밍과 절묘하게 일치한다.
실제 9,10구단이 창설되는 과정에서 구단 이기주의를 배제할 순 없을 것이다. 그러나 구단을 탓할 순 없다. KBO의 정치력과 행정력이 절실히 필요한 순간이다.
마케팅 면에서 엔씨소프트의 예를 들어보면 막강한 재정을 무기로 하는 대기업 군에 속하지 않는다. 대기업 구단은 오너십이 아닌 임명사장의 한계를 띠기도 했다. 그러나 엔씨소프트가 들어오면 모기업 부담이 줄어드는 만큼 창의적 마케팅이 절실해진다. 오너십이 주도하는 장기비전을 세우기도 쉽다.
지역경제면에서 야구단 1개 구단이 생기면 그 지역에 얼마나 큰 유무형의 파급효과를 미치는지, 어린이를 포함한 지역민이 수십 년에 걸쳐 받을 문화적 혜택까지 생각할 가치가 있다. 특히 통합 창원시에 ‘마산, 창원, 진해가 한 고장’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데 야구가 최고가 아닐까 싶다.
‘넥센 선 처리’는 이론적으로는 맞지만 9구단·10구단이 잘 창단되면 오히려 해결이 더 쉬울 수 있다. 끝으로 롯데의 반대는 심정적으로 이해는 가지만 창원이 롯데 연고지도 아니고, 롯데가 주장하는 ‘내실’이라는 단어는 추상적이다. 도시연고제에서 광역권은 무의미하다. 9구단의 출현은 롯데에도 장기적 자극이 될 수 있다.
창원 시민들의 분위기도 괜찮은 것으로 알고 있다. 향후 통합 창원시의 도시 인프라를 구축할 때의 상징적 기준점이 야구장이 될 수 있다. 창원은 기계공업 도시여서 소득수준에 비해 문화가 미약하다는 이미지를 바꿀 수 있다. 이 기회를 놓치면 다시 20년을 기다려야 된다는 절박함을 야구계 전체가 느껴야 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