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전창진 감독은 마음에 안 드는 플레이를 하거나 정도에 벗어나는 행동을 하는 선수가 눈에 띄면 “주접을 떨었다”라는 표현을 곧잘 쓴다. 7일 동부전에서는 포워드 박상오(30)가 꾸지람을 들었다.
전 감독은 9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SK전에 앞서 “7일 동부전에 앞서 박상오가 12월 월간 MVP를 수상했다. 사실 신인이나 다름없는 선수(박상오는 2007시즌 데뷔했으나 올 시즌 전 감독 밑에서 실력을 만개했다) 아닌가? 평정심을 잃을까 걱정했는데 실제 슛을 많이 쏘고, 개인플레이를 많이 하더라. 우리 팀은 조직력의 팀이고, 공격은 특히 약속된 플레이를 해야 되는데…. 그러더니 9점밖에 못 넣었다”며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동부를 잡고, 1위로 올라섰는데도 박상오가 전 감독에게 한소리를 들은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말은 이렇게 해도 누구보다 박상오의 가치와 잠재력을 인정하는 전 감독이다. 벌써부터 “박상오만큼 잘 하는 선수가 어디있느냐”며 시즌 MVP 홍보에 나서고 있다. “공격과 수비에 궂은일까지, 코트에 가장 많이 쓰러지는 선수가 박상오다”라며 역성을 들고 있다.
9일 SK전에서도 단독플레이를 하거나 잠깐 정신을 놓고 있으면 전 감독으로부터 가장 많이 호통을 듣는 선수가 박상오였다. 그러나 3쿼터 KT의 승리를 확인시키는 덩크슛을 SK 코트에 꽂아넣은 주인공 역시 박상오였다.잠실|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