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마지막 ‘고려증권 맨’ 손재홍도 떠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11일 03시 00분


시즌들어 급격한 체력 저하 은퇴수순
수비부실 삼성화재 엎친 데 덮친 격


고려증권은 올드 팬들의 기억에 아련하게 남아있는 전설적인 배구팀이다. 1998년 외환위기 여파로 팀이 해체되기 전까지 유중탁 장윤창 이성희 박삼용 어창선 등 수많은 스타를 배출한 스타의 산실이었다.

바로 그 고려증권 출신의 마지막 현역 선수인 삼성화재 손재홍(34·사진)이 코트를 떠난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10일 “손재홍이 올 시즌 들어 급격한 체력 저하로 사실상 은퇴 수순을 밟고 있다. 최근 병원에서 정밀 진단을 받았는데 예전의 기량을 되찾기 어려울 것 같다는 소견을 받았다”고 전했다.

홍익대 졸업 후 1997년 고려증권에 입단한 손재홍은 비교적 작은 키(186cm)에도 점프가 좋고 몸이 빨라 단숨에 주전 레프트 자리를 꿰찼다. 1998년 팀 해체 후 삼성화재로 옮겨 제 몫을 꿋꿋이 해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들어 초반 몇 경기에 나서다 요즘은 훈련도 중단한 상태다. 손재홍이 은퇴하면 고려증권 출신 선수 명맥은 끊긴다.

손재홍의 공백은 최하위로 추락한 삼성화재에 큰 악재가 되고 있다. 삼성화재가 지난해 3연패를 달성할 때 손재홍은 공수에서 큰 역할을 했다. 특히 수비수로서 눈에 보이지 않는 팀플레이로 큰 기여를 했다. 견고한 수비에 이은 대형 외국인 선수의 공격(2009∼2010시즌 가빈 슈미트, 2007∼2008, 2008∼2009시즌 안젤코 추크)은 삼성화재의 승리 공식이었다.

하지만 세터 최태웅이 현대캐피탈로 이적하고 레프트 석진욱도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무릎을 다치면서 수비 라인이 완전히 무너졌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손재홍과 석진욱이 빠진 레프트가 심각하다. 레프트에 구멍이 나면서 그 여파가 도미노처럼 다른 포지션에까지 번졌다”며 답답해했다.

10일 삼성화재는 LIG손해보험에 1-3(22-25, 28-26, 20-25, 21-25)으로 패해 4연패에 빠졌다. 9패째(3승)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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