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축구?…스페인처럼 빠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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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3일 07시 00분


한국 조광래 감독
빠른 패싱게임…선수들 무한신뢰
무명 발굴 안목 탁월한 ‘유치원장’

호주 오지크 감독
J리그 감독 거친 ‘아시아 통’ 지략가
뛰어난 분석력…‘공부하는 지도자’

조광래 감독. 스포츠동아DB.
조광래 감독. 스포츠동아DB.
한국과 호주의 2011 카타르 아시안 컵 C조 조별리그 2차전(14일 오후 10시15분)의 관전 포인트는 자국 사령탑과 외국 사령탑의 리더십 대결이다.

일단 허정무 전 감독(현 인천)에 이어 조광래(57) 감독에 지휘봉을 맡겨 꾸준히 변화를 꾀하는 한국이 조금 앞선 듯 하다. 자국 내에서는 축구가 비인기 종목 탓에 마땅한 인물이 없는 호주는 이번에도 외국인 사령탑을 모셔왔다. 독일 출신의 홀거 오지크(63) 감독이다. 두 사령탑의 리더십을 해부해본다.

○‘무명을 최고로’ ‘맞춤형 교육’ 조광래

이번 아시안 컵에서 조 감독은 크게 2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첫 번째는 51년 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이고, 두 번째는 세대교체다. 아시안 컵에 나선 한국 엔트리 연령은 고루 분포돼 있다. 10대도 있고, 30대 중반을 넘어선 이들도 있다.

조 감독은 무명을 발굴하는 탁월한 안목과 밑바닥에 가까운 이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리더십을 갖고 있다. 브라질, 프랑스, 잉글랜드, 독일 등 각 국을 방문하며 꾸준히 섭렵해둔 각 클럽 훈련 프로그램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자신이 직접 훈련장을 누비며 제자들과 함께 땀을 흘린다. 근성과 열정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조 감독은 항상 “지금 이 순간에 미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훈련장에 직접 들어가 휘슬을 들고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열정과 노력, 승부 근성이 합쳐져야 목표한 바를 이룰 수 있다고 본다. 맨유 알렉스 퍼거슨 감독을 자신의 지도자 인생 롤 모델로 삼고 있는 조 감독은 스페인처럼 빠른 패스 게임을 강조한다. “한 번 더 생각하고, 한 템포 빨리 움직여라.”

여기에 ‘신뢰’의 리더십도 빼놓을 수 없다. 기존 대표팀 멤버들에게는 무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박지성(맨유)과 이영표(알 힐랄), 차두리(셀틱) 등 오랜 시간 대표팀에 머물렀던 베테랑들에게는 합당한 대우를 해주고 그만큼의 책임 의식을 준다.

조 감독은 대표팀 소집 때마다 손수 편지를 작성해 나눠주는 따스한 감성도 지녔다. 또 다른 소통의 방식이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믿음과 감성의 리더십, 신뢰의 리더십이다.

○공부하는 아시아통 오지크

홀거 오지크 감독은 호주 지휘봉을 잡기 전만 해도 거의 알려진 바 없다.

2002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가지고 호주에 입성했던 거스 히딩크나 2007년 동남아 4개국 아시안 컵 부진으로 물러난 핌 베어벡과는 조금 다른 케이스. 오지크 감독이 한국과 전혀 연관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은 2002년 북중미 골드컵에서 캐나다에 패배했는데, 당시 사령탑이 오지크 감독이었다.

프란츠 베켄바우어와 함께 90이탈리아월드컵에 각각 독일대표팀 감독과 코치로 나섰다는 사실 외에는 딱히 내세울만한 경력이 없다.

오히려 ‘공부하는 지도자’로서의 이미지가 강하다. 2004년부터 2006년까지 국제축구연맹(FIFA) 기술위원으로 활동했던 이력이 있다. 2006독일월드컵 때는 벤치가 아닌, 기술위원석에서 각국들의 경기를 지켜보며 분석하고 복기하는 업무를 맡았다.

오지크 감독은 ‘아시아 통’으로도 알려져 있다. 아시아 축구와 인연의 출발은 2002년 골드컵 이후인 2007년 J리그의 명문 클럽 우라와 레즈 감독으로 활동하면서부터였다.

한국 축구와는 악연이 많았다. 부임하자마자 K리그 강호 전북, 성남을 8강과 4강에서 꺾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을 밟는 저력까지 발휘했다. ‘지략가’ 오지크 감독을 경계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도하(카타르)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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