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강동희 감독은 13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열린 전자랜드와 홈경기를 앞두고 묘한 말을 했다. “우리가 이기면 10점차 이상이 될 것이고, 막판까지 시소게임으로 가면 질 것이다. 전자랜드에 워낙 클러치 슈터가 많으니….”
동부는 이전까지 전자랜드 상대로 1승 2패의 열세였다. 그러나 오히려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도 동부의 밑바닥에는 자신감이 흘렀다.
비록 두 번을 졌지만 석패였고, 결정적으로 김주성이 없었을 때의 패배였기 때문이다. 한번은 광저우 아시안게임 차출로, 또 한번은
발목부상을 입었을 때였다.
반대로 유일하게 김주성이 정상 출장했던 때에는 89-64로 대승을 거뒀다. 강 감독은 “김주성의 몸 상태는 60∼70%”라고 했지만 베스트 멤버가 가동될 수 있기에 골밑 매치업의 우위를 예감하는 눈치였다.
실제 시작부터 동부는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앞서나갔다. 김주성이 서장훈을, 윤호영이 문태종을 효과적으로 봉쇄했고, 로드 벤슨은
맥카스킬과의 골밑싸움에서 압도했다.
1쿼터 8-8로 앞서나간 동부는 18-8로 우세를 점했다. 2쿼터에는 30-12까지
앞서나갔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서장훈, 신기성을 다 빼기에 이르렀다. 2쿼터 종료 직전에는 버저비터 팁인까지 맞고
23-36까지 밀렸다.
그러나 3쿼터부터 전자랜드는 외곽에서 해법을 찾았다. 문태종의 연속 3점이 터졌고, 서장훈이
살아났다. 특히 4분30초를 남기고 문태종을 수비하다 김주성이 다시 다리를 다쳐 빠지면서 서장훈의 활동 공간이 넓어졌다.
서장훈은 3쿼터에만 10점을 넣었다. 전자랜드 센터 허버트 힐도 9득점으로 지원했다. 전자랜드는 3쿼터에만 12점을 리드, 1점만
뒤진 채 4쿼터를 맞았다.
강 감독의 걱정대로 전자랜드의 베테랑들은 접전에 강했다. 동부는 김주성을 4쿼터부터
재투입했지만 다리를 절뚝거렸다. 벤슨의 골밑 분전으로 5점을 앞섰으나, 4반칙 트러블에 걸리면서 골밑을 내줬다.
서장훈과
맥카스킬이 골밑을 유린했고, 문태종은 결정적인 클러치슛을 작렬했다. 동부는 73-76으로 뒤진 종료 0.4초 전 토마스가 자유투
3개를 얻었으나 마지막 1개를 놓쳐 75-76, 1점차로 패했다.
전자랜드(22승8패)는 KT와 공동 1위가
됐다. 서장훈-힐-문태종 3각 편대는 각각 18점-16점-19점을 합작했다. 동부는 벤슨이 홀로 31점을 넣었으나 김주성이 6점에
그친 대목이 뼈아팠다. 동부(20승10패)는 1위 그룹과 2경기차 처진 3위가 됐다.
한편 울산에서는 홈팀 모비스가 SK를 80-78로 꺾고 8위로 올라섰다. SK는 6연패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