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씨름 ‘루차카나리아’ 한국대학씨름과 교류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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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22일 03시 00분


무제한급 장사, 스페인 ‘번개 손기술’에 털썩

①코기다 데 무슬로 상대의 허벅지 뒤 근육을 잡아끌어균형을 잃게 하는 기술.②토케 파라 아트라스 상대의 무릎은 당기고 어깨는 밀어 넘어뜨리는 기술.③부라 팔란테 씨름의 들배지기에 해당하는 허리 힘을 이용한 기술.④트론차다 상대의 팔꿈치 밑으로 팔을 넣어 어깨를 걸어 넘기는 기술.
코기다 데 무슬로 상대의 허벅지 뒤 근육을 잡아끌어균형을 잃게 하는 기술.②토케 파라 아트라스 상대의 무릎은 당기고 어깨는 밀어 넘어뜨리는 기술.③부라 팔란테 씨름의 들배지기에 해당하는 허리 힘을 이용한 기술.④트론차다 상대의 팔꿈치 밑으로 팔을 넣어 어깨를 걸어 넘기는 기술.
씨름은 오랜 세월 우리 민족의 삶과 함께한 스포츠다. 단오 추석 같은 명절이나 마을 잔치 때면 장정들은 모래판에 모여 한판 승부를 펼쳤다. 힘 자랑 하고픈 남자들의 마음은 비단 한국만이 아니었나보다. 일본의 스모, 몽골의 부흐, 러시아의 삼보 등 세계 각지에는 씨름과 비슷한 민속 격투기가 많다. 이 중 기술 및 경기 방식에서 씨름과 가장 비슷한 종목은 스페인의 루차카나리아가 꼽힌다.

스페인령인 카나리아 제도 원주민의 경기인 루차카나리아는 모래판이나 매트 위에서 펼쳐진다. 샅바 대신 왼손은 상대의 반바지 끝을 잡고 오른손은 경기 시작 전 마주대고 있다가 시작과 함께 상대의 허리나 셔츠를 잡는다. 씨름에 비해 손을 쓰기가 자유로워 다양한 손기술 구사가 가능하다. 기술도 세분화돼 있다. 씨름의 들배지기와 비슷한 허리 기술도 손을 잡는 위치와 자세에 따라 10여 개로 나뉜다. 루차카나리아 기술은 300여 개에 이른다.

21일 경북 문경실내체육관에서는 한국대학씨름연맹 주최로 스페인 루차카나리아 초청 씨름 국제교류대회가 열렸다. 스페인 대표 8명이 한국 대학 씨름 강자 8명과 승부를 벌였다. 경기당 3판 2선승제로 첫째 판은 씨름, 둘째 판은 루차카나리아로 겨뤘다. 1 대 1인 경우 두 종목을 번갈아가며 승부를 냈다.

초반은 한국 씨름 선수들의 우세였다. 첫 번째 주자로 나선 몸무게 77kg인 김성하(경남대)는 자신보다 23kg이나 무거운 상대를 첫째 판(씨름)은 배지기, 둘째 판(루차카나리아)은 잡채기로 연달아 꺾었다. 세 번째 선수 최성환(동아대)은 한 판씩 주고받은 뒤 루차카나리아로 맞붙은 셋째 판에서 상대를 강하게 잡아당긴 후 내던지며 승리했다. 샅바를 잡기 때문에 당기는 힘이 좋은 씨름 선수들의 기술이 먹힌 것.

루차카나리아 대표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여섯 번째 경기에서 지난해 전국체전 장사급(무제한급) 우승자인 윤성희(인하대)를 만난 후안 카를로스 베라 파디야는 씨름으로 승부한 셋째 판에서 기습적인 오금채기로 승리를 거뒀다. 루차카나리아의 빠른 손기술이 위력을 발휘한 순간이었다. 윤성희는 “순식간에 당했다. 다리를 잡는 손기술은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최종 성적은 5승 1무 2패로 한국의 승리. 스페인 선수단을 이끈 라파엘 로드리게스 감독은 “씨름은 루차카나리아의 빠른 손기술과 다양한 움직임을 배우고, 루차카나리아는 강하게 당기는 씨름 기술을 연마한다면 서로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경=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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