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S의 인물탐구] 공중 1080도 돌기 구슬땀…올림픽 첫 금 예약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1월 25일 07시 00분


① 도마(체조) 양학선


체조선수 양학선. 스포츠동아DB
체조선수 양학선. 스포츠동아DB
스포츠동아와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KISS)이 공동 기획하는 ‘스포츠&사이언스’가 2011년을 맞아 새로운 포맷으로 독자들을 찾아간다. KISS 연구원들이 자신이 담당하는 종목의 선수들을 집중 조명하는 ‘KISS의 인물 탐구’코너를 마련했다.

대한민국 유일의 스포츠과학 연구기관 KISS에서 직접 선수들을 소개하는 인물탐구는 어떤 인터뷰 보다 깊이 있고 다양한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첫 회로 체조의 떠오르는 스타 양학선(19·광주체고/한국체대 입학 예정)을 소개한다.

강한 담력·집중력, 여홍철보다 앞서
의사표현 확실…지도자와 소통 원활
신기술 완성땐 한국체조 역사 새 장


양학선은 지난해 광저우아시안게임을 통해 존재를 알렸다. 당시 도마 1,2차시기 모두 16.400점을 받아 정상에 올랐다. 대한체조협회가 선정하는 2010년 최우수 체조선수상을 받았다.

● 타고난 체질

초등학교 2학년 때 체조를 처음 시작한 양학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람은 중·고교 때 지도자인 오상봉 감독이다.

오 감독은 6년간 꾸준히 가르치며 한국 체조를 이끌 동량을 길러냈다.

양학선은 집중력이 뛰어났다. 실력은 쑥쑥 늘었다. 고교 2년 때 ‘한국 뜀틀의 제왕’ 여홍철(경희대 교수)이 만든 여2(양 손으로 뜀틀을 짚고 공중에서 한바퀴를 돌고서 정점에서 내려오면서 다시 두 바퀴 반을 비틀어 착지하는 고난도 기술)를 80% 가량 소화했다. 그만큼 성장이 빨랐다.

그렇다면 왜 도마를 시작했을까.

그는 타고 났다. 오 감독에 따르면 스피드가 좋다. 턴이 돋보인다. 공중에서 비트는 동작은 일품이다. 도마에 필요한 조건을 고루 갖췄다.

성격은 내성적이다. 예민하다.

하지만 타고난 것은 파이터 기질이다. 굉장히 공격적이다. 고집도 세다. 집중력도 뛰어나다. 집중력이 강하다는 것은 국제대회에 나가서 강할 수 있다는 방증이다. 기복이 심한 것은 흠이라면 흠. 잘 될 때는 완벽한데, 그렇지 않을 때는 곧바로 슬럼프가 온다.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것은 자신의 생각을 거리낌 없이 표현한다는 점이다. 지도자가 영상을 보여준 뒤 느낀 점을 말해보라고 하면 양학선의 의사 표현은 정확하다. 그래서 지도자와 교감이 가능하다. 자신이 뭘 해야 하는 지를 잘 안다. 부족한 부분은 지도자에게 요구한다. 이런 면이 바로 성장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된 것이다.

현역시절의 여홍철과 비교해보자.

여홍철은 타고난 체형이다. 하체가 튼튼하고, 스피드도 좋다. 양학선 보다 나은 점이다. 하지만 양학선은 파워가 뛰어나다. 담력이나 파이터 기질은 앞선다. 국제대회에서 통할 수 있는 조건들은 더 낫다고 할 수 있다.

체조는 만회라는 것이 없다. 실수를 하면 끝이다. 집중력이 중요시되는 이유다. 양학선의 집중력은 대단하다. 이젠 경험이 중요하다. 경험만 쌓는다면 세계적인 선수가 될 수 있다.

● 한국체조 사상 첫 금메달을 꿈꾸며

광저우아시안게임 이후 자신감이 부쩍 늘었다. 주위에서도 얼굴은 잘 몰라도 이름 석자는 알고 있다. 이제 시선은 2012런던올림픽으로 향하고 있다.

한국체조는 6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했지만 아직 금메달이 없다. 유옥렬(92바르셀로나올림픽 동메달) 여홍철(96애틀랜타올림픽 은메달)이 도전장을 냈지만 정상에 서지는 못했다.

양학선의 주특기는 2가지. 여2와 스카라 트리플(난도 7.0)이다. 하지만 2012런던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기 위해서는 신기술이 필요하다.

여2가 900도를 도는 것인데 비해 현재 개발 중인 신기술은 1080도를 돈다. 여2는 착지할 때 도마를 보면서 착지해 낙하지점을 감지할 수 있지만, 신기술은 180도를 더 돌기 때문에 착지하기가 어렵다.

그만큼 난이도가 높아 7.2점 이상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이 기술을 성공시키면 양학선이 스스로 이름을 붙일 수 있다. 이것만 완벽하게 소화한다면 올림픽 금메달도 가능하다. 유럽에서도 7.2를 해내는 선수가 많지 않다. 북한 이세광이 7.2 정도를 해내는데, 기복이 심하고 나이가 많다.

올해가 중요하다. 어느 정도 완성도를 높여 10월 세계대회에서 선을 보여야한다. 신기술을 공표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는 것도 올림픽 메달을 따는데 도움이 된다.

KISS에서는 영상 분석을 통해 잘못된 케이스를 짚어내는 작업을 할 예정이다. 실패 사례를 뽑아내고, 잘 된 동작들과 비교하면서 보완해 나가야한다.

신기술을 할 때 착지가 불안하다. 완성도를 높여야한다. 아울러 파워를 향상 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시할 예정이다. 실시간 동작을 지도자와 선수에게 보여주고 토론을 통해 개선점을 찾을 생각이다. 한국체조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향한 양학선의 꿈이 무르익고 있다.

● 양학선은 누구

출생: 1992년 12월 6일 광주
학력: 광천초-광주체중-광주체고, 한체대 입학 예정
체격: 160cm/51kg
별명: 도신(도마의 신)

분석|송주호 KISS 연구원
정리|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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