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어제 일본전 승부차기 충격의 무득점패… 궁금했던 당시 상황 4가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27일 03시 00분


베테랑 박지성-이영표는 왜 안찼을까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 분위기를 탔다고 생각한 순간 승부차기에서 패배. 한국 축구 대표팀 승부차기 사상 첫 무득점 패배라 아픔이 더 컸다. 일본과의 아시안컵 4강전 승부차기 상황과 관련해 궁금증을 풀어 본다.

[1] 박지성 고교시절 실축 후 울렁증

첫 번째 키커 구자철(22)은 A매치 경험이 15회, 이용래(25)는 6회, 홍정호(22)는 5회에 불과했다. 4번 키커로 준비 중이던 손흥민(19) 역시 4회에 그쳤다. 반면 일본은 승부차기에 나섰던 4명 가운데 혼다 게이스케(25)가 28회로 A매치 출전 횟수가 가장 적었다. 4번 키커 곤노 야스유키(28)는 45회에 이르렀다.

대표팀의 두 기둥 박지성(30·A매치 100회)과 이영표(34·126회)는 왜 안 나왔을까. 두 선수가 고사했을 가능성이 크다. 박지성은 항상 “승부차기 울렁증이 있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수원공고 3학년 시절 라이벌 부평고와의 대결에서 실축한 뒤 울렁증이 커졌다는 게 그의 설명. 이영표도 좋지 않은 기억이 있다.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 준결승에서 승부차기 실축으로 고개를 숙인 뒤 승부차기를 꺼린다.

[2] 경험 많으면 승부차기도 잘한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은 “승부차기에선 경험과 배짱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히딩크 감독의 말처럼 경험이 중요할까. 전문가들은 “절대적이진 않다”고 입을 모았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승부차기는 경험이 아닌 흐름과 분위기의 싸움”이라고 했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스타플레이어나 베테랑들이 승부차기에서 결정적인 실축을 많이 한다. 가진 게 많으면 잃을 것도 많다. 부담이 그만큼 크다”고 설명했다.

[3] 왜 구자철이 먼저 찼지?

승부차기에서 1번 키커의 역할은 아주 중요하다. 조 감독은 왜 구자철을 1번으로 선택했을까. 일단 구자철의 컨디션이 좋았다. ‘애어른’이라고 불릴 만큼 두둑한 배짱과 침착함도 고려 요인. 청소년대표 시절부터 그를 지도한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자철이라면 어떤 감독이라도 1번 키커로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이용래와 홍정호 역시 소속팀에서 전문 키커 역할을 맡고 있다. 경기가 끝난 뒤 이영표는 “훈련 때 가장 잘 찬 선수들이다. 연습대로 투입된 것”이라고 전했다.

[4] 연습은 충분했나?

일본은 승부차기 특별 훈련을 했다. 한국은 어땠을까. 조 감독은 “선수들의 심리적인 특성까지 살필 만큼 철저하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8강전을 앞두곤 이례적으로 비공개 승부차기 훈련까지 했다. 아쉬운 것은 최고의 ‘1번 키커’ 박주영(26)이 부상으로 대회에 불참한 사실. 지동원(20)과 이청용(23)이 경기 중 교체 아웃돼 키커 가용 폭이 좁아진 것도 조 감독을 답답하게 만들었을 법한 요인이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동영상=태극전사 출격 현장, ‘아시안컵 우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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