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가 치열한 순위 다툼을 잠시 접어두고 올스타전(29∼30일·서울 잠실실내체육관) 휴식기에 들어갔다. 시즌 전 전문가들은 전자랜드, KCC, SK를 3강으로 꼽았다. 예상은 맞아떨어졌을까.
○ 통신사 라이벌의 명암
현재 가장 무서운 팀은 2위 전자랜드(24승 11패)도, 3위 KCC(21승 15패)도 아니다. 바로 KT다. KT는 최근 16경기 14승 2패란 믿기지 않는 성적으로 단독 1위(27승 9패)를 질주하고 있다.
KT 선두 질주의 원동력은 끈끈한 조직력. 전창진 KT 감독은 “한 발 더 뛰고, 빠른 스피드로 승부했는데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다”며 웃었다. 올 시즌 상대 전적 4패로 유독 KT에 약했던 허재 KCC 감독은 “KT의 수비는 상대를 질식시킨다”며 혀를 내둘렀다.
반면 우승후보로 꼽혔던 통신사 라이벌 SK는 동네북으로 전락했다. 한때 8연패 수모까지 겪으며 7위(16승 20패). 조성원 SBS-ESPN 해설위원은 “아무리 호화 군단이라도 모래알 조직력으론 6강 플레이오프 진출도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 대세는 수비 농구
공격은 팬들을 기쁘게 하고, 수비는 감독을 웃게 만든다. 올 시즌 유독 실감나는 말이다. 상위권 5팀 가운데 동부, 전자랜드, KT, KCC는 나란히 최소 실점 1∼4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은 득점 꼴찌 모비스(75점)보다 10점 이상 많은 85.3점의 막강 화력을 자랑하며 득점 1위를 질주하지만 실점도 가장 많아 동부, KCC와 공동 3위에 머물고 있다. 김주성(동부)은 “수비는 슬럼프가 없다. 특히 지난 시즌 모비스, 올 시즌 KT 등 수비가 뛰어난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다른 팀들도 수비에 더 집중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 이상민 후계자는 누구
이상민(39)이 은퇴한 빈자리는 누가 채울까. 시즌 전 의견이 분분했지만 이젠 한 명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주인공은 양동근(모비스). 시즌 전 최하위 전력으로 분류됐던 모비스가 최근 8경기에서 6승 2패를 거두며 6강 꿈을 이어가는 것도 그가 있기 때문. 평균 5.6개의 어시스트로 리그 1위고 득점에서도 평균 16.4점으로 팀 내 1위. 가로채기는 2.9개로 리그 5위다. 올스타전 팬 투표에서도 양동근은 전체 1위에 오르며 이상민 후계자로 입지를 굳혀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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