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대(삼성전기)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배드민턴 혼합 복식에서 금메달을 딴 뒤 중계 카메라를 향해 살짝 눈을 찡긋해 ‘윙크 보이’란 별명을 얻었다. 승리를 향한 자신감이 넘쳤기에 미리 준비한 깜짝 세리머니였다.
30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빅터 코리아오픈 슈퍼시리즈 프리미어 남자복식에서 우승한 뒤 이용대는 윗옷을 벗어 관중에게 던졌다(사진). 6000명이 들어찬 관중석에서는 “꺅” 하는 비명이 쏟아졌다. 벗은 상체에는 평소 강도 높은 웨이트 트레이닝의 흔적인 탄탄한 식스팩 근육이 드러났다. 이용대는 “옷을 벗은 건 처음이다. 뭔가 색다른 걸 해 보고 싶었다”며 웃었다.
정재성(삼성전기)과 짝을 이룬 이용대는 팔꿈치 부상에서 벗어나 절정의 컨디션으로 폭발적인 스매싱과 네트 플레이를 펼쳤다. 세계 7위 이용대-정재성 조는 세계 1위 카르스텐 모겐센-마티아스 보에 조(덴마크)를 33분 만에 2-0(21-6, 21-13)으로 완파하고 2연패에 성공했다. 우승 상금은 9만4800달러(약 1억600만 원).
국내 대회에선 보기 드문 뜨거운 열기 속에 이용대는 “경기 전 긴장이 돼 손까지 떨렸다. 경기가 잘 풀리고 팬들의 응원에 힘을 얻어 상승세를 탔다”고 말했다. 5월 1일 배드민턴 선수 출신인 최아람 씨와 10년 열애 끝에 결혼하는 정재성은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다. 상금이 워낙 많아 어디에 쓸지 고민 좀 해보겠다”며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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