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 주치의인 송준섭 유나이티드병원 원장(42)은 2009년 11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방문해 '이런 게 선진 축구구나'를 실감했다. 당시 박지성이 자주 출전하지 못한 데 대해 국내에서는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는 등 설이 많았다. 그러나 선수의 현재 컨디션과 향후 선수 생명까지 감안해 철저히 출전 경기 수를 계산한 결과였던 것이다. 맨유는 장기적으로 보고 절대 무리를 시키지 않는다. 박지성의 대표팀 차출은 선수 생명을 단축시켜 구단의 손해가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박지성의 대표팀 은퇴에는 이런 점도 작용했다.
그렇다면 박지성은 프로에서 몇 년을 더 뛸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박지성이 맨유에만 집중할 경우 최소 3년은 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드필더들이 평균적으로 30대 초반에 은퇴하는 점을 감안하면 그 이상을 뛸 수도 있다. 박지성도 "3, 4년 더 뛸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맨유의 철저한 선수 관리 시스템에 따르면 5년 이상 뛸 수 있다는 게 송 원장의 분석이다. '영원한 맨유맨' 라이언 긱스(38)와 폴 스콜스(37) 등 노장 미드필더들은 30대 후반에도 건재하다. 모두 맨유의 체계적인 관리 덕분이다.
결국 무릎이 관건이다. 박지성은 31일 기자회견에서 "만약 무릎 부상이 없었다면 체력적으로 힘들어도 대표선수 생활을 계속할 수 있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박지성은 2003년 PSV 에인트호벤 시절 오른쪽 무릎의 반월형 연골판 제거 수술을 받았다. 2007년에는 오른쪽 무릎 연골 재생 수술을 받고 9개월 간 재활훈련을 했다. 하지만 무릎은 계속 말썽을 부렸다. 2009년 10월 세네갈과의 평가전을 마치고 소속팀에 복귀하고 나서 오른쪽 무릎이 부어올라 9경기 연속 벤치를 지켰다. 지난해 10월 무릎 통증으로 한일전에 출전하지 못했고 아시안컵 3, 4위전 때도 무릎에 물이 차 결장했다.
박지성의 체력은 아직도 수준급이다. 이제 대표팀을 떠났으니 무릎을 잘 관리해 맨유에서 가급적 오랫동안 그라운드를 누비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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