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육류, 치즈가 주류를 이루는 카자흐스탄 식단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있다. 연두색부터 붉은색까지 다양한 빛깔의 사과다. 대표단 식단이나 호텔 뷔페에는 사과와 사과 주스가 어김없이 등장한다. 한국에선 오렌지가 과일주스계의 대세지만 카자흐스탄의 마트에선 사과 주스 코너가 따로 마련돼 있을 정도다.
카자흐스탄의 사과 사랑엔 다 이유가 있다. 카자흐스탄 알마티 사과가 식용 사과의 원조로 불리기 때문이다. 옛 소련의 저명한 농학자 니콜라이 바빌로프는 세계 최초로 사과를 개량해 식용으로 재배한 곳이 알마티 구릉지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카자흐스탄 제1 경제 도시 알마티도 ‘사과의 할아버지’란 뜻의 러시아식 표현 ‘알마아티’에서 연유한다.
미국의 대문호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알마티 남쪽 톈산산맥 지천에 널린 사과밭의 정경에 취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라고 찬양했다. 하지만 최근 알마티 사과는 소련 해체 후 품종 개량 작업이 중단되고 값싼 수입산에 밀려 자취를 감추고 있다. 한국 대표 선수들로선 알마티 사과를 맛볼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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