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에서도 메이저리거는 권위를 인정받는다. 일본 야구의 영웅인 오 사다하루 소프트뱅크구단 회장은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 대표팀 감독을 맡았을 때 “빅리그에서 뛰는 한국 투수들은 대단하다. 공도 빠르고 컨트롤도 좋다. 무엇보다 배짱이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가 말한 한국 빅리거 중 으뜸은 박찬호(38·오릭스)였다.
바로 그 박찬호가 손수 밀대를 들고 마운드를 정리한다(사진). 불펜 피칭을 시작하기 전엔 포수를 향해 꾸벅 인사를 하고 피칭이 끝나면 악수를 청한다. 메이저리그 아시아 선수 최다승(124승)을 거둔 박찬호가 말이다.
일본 오키나와 미야코지마에서 전지훈련 중인 오릭스 선수들이나 이들을 취재하는 일본 언론의 눈이 휘둥그레지는 건 당연하다. 특별해 보이는 사람이 특별하지 않게 행동하고 있어서다. 메이저리그 출신으로 이만한 경력을 쌓고 일본에 온 외국인 선수는 거의 없었고 이렇게 소탈하게 행동하는 경우는 더욱 없었다.
6일에는 박찬호가 지난해 10승(12패)을 거둔 오른손 투수 기사누키 히로시(31)로부터 포크볼 그립을 배우는 장면이 화제가 됐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투수가 한참 어린 후배에게서 뭔가를 배우려는 자세를 보인 것이다. 정작 박찬호는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그는 “내게 여러 가지를 배려하는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여기 와서 이슈가 되는지는 몰라도 특별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선수들과 똑같이 대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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