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전 수술…“휴식 중이다” 사실 숨겨
LIG 올시즌 최소득점 패…총체적 난국
대한항공 풀세트 접전끝 KEPCO45 잡아
LIG손해보험이 제대로 망가지고 있다.
LIG손해보험은 9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벌어진 NH농협 2010∼2011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첫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0-3(18-25 16-25 14-25)으로 완패했다. 올 시즌 최소득점(48점) 기록을 세우며 큰 망신을 당했다. 10승9패로 간신히 5할 승률을 유지하며 3위를 지켰지만 4위 우리캐피탈(8승10패)과 격차가 1게임 반으로 줄었다. LIG손해보험은 올 시즌 현대캐피탈과 4차례 만나 모두 패하며 ‘고양이 앞에 쥐’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4경기를 치르며 고작 1세트를 땄다. V리그 4강 전력 팀이라고는 보기 힘들 정도다.
앞으로 전망마저 어둡다. 이경수가 기존 발목, 무릎 부상에 허리 염좌까지 겹쳐 부상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무엇보가 뼈아픈 건 마지막 희망 김요한 마저 사실상 시즌 아웃됐다는 점이다. 게다가 김요한의 수술여부를 두고 프런트가 언론사에 거짓말을 하는 상식 이하의 행동까지 했다.
김요한은 1월8일 우리캐피탈 전에서 왼쪽 발목 인대를 다친 뒤 그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5라운드 복귀를 위해 휴식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은 약 3주 전 부상 부위에 수술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수술 후 재활까지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사실상 올 시즌 코트에 서는 모습은 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LIG손해보험 김상우 감독은 “당시 인대가 파열됐다. 상태가 너무 안 좋았다. 경과를 지켜보다가 결국 수술을 받게 됐다. 올 시즌에 나오기 힘들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LIG손해보험은 김요한의 수술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 스포츠동아는 9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경기시작에 앞서 김요한이 수술을 받았다는 말을 들었다. 그동안 5라운드에 복귀할 거라 알려졌기에 의아한 생각이 들어 곧바로 경기장을 찾은 강윤명 홍보팀장에게 사실 여부를 물었다. 강 팀장은 “수술 안 받았다. 지금 하체 훈련을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3월경에는 나올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우리는 3위 아니면 4위인데 1위하지 못할 바엔 푹 쉬는 게 낫다”고 말했다.
홍보팀장의 거짓말은 불과 1시간 후 곧바로 들통 났다. 경기 후 김상우 감독에게 다시 수술 여부를 묻자 한 숨을 내쉬며 사실을 인정했다. 팀 분위기가 최악인 상황에서 분위기를 흐트러뜨리지 않기 위한 방책이었는지 모르지만 오히려 역효과가 났다. 악수를 둔 꼴이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총평을 부탁하자 “할 말이 없다”며 고개를 떨궜다. LIG손해보험은 한 마디로 총체적인 난국에 빠졌다. 갈 길이 아득해 보인다.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대한항공이 풀세트 접전 끝에 KEPCO45를 3-2(25-22 23-25 25-16 22-25 15-11)로 제압했다.
천안|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사진|김종원 기자 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