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 질-양 동반 성장 위해 ‘짝수 팀 리그’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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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0일 03시 00분


9구단 넘어 10구단 준비를

한미일 프로야구 비교(2010년 기준)
출범 첫해인 1982년 80경기였던 프로야구 팀당 경기 수는 1985년 110경기로 늘었다가 이듬해 108경기로 줄었다. 빙그레가 7번째 구단으로 참가했기 때문이다. 전체 팀이 홀수라 매일 한 팀이 쉴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경기 수를 유지하거나 늘리기 위해 시즌 일정을 연장하는 게 쉽지 않았다.

프로야구는 1991년 쌍방울이 합류하면서 8개 구단 체제를 갖췄다. 팀당 126경기가 됐고 관중도 늘었다. 본격적인 양적 팽창의 시작이었다.

엔씨소프트가 이르면 2013년부터 9구단으로 참가하면 상황은 빙그레가 가세한 1986년과 같아진다. 장마철이 길고 돔구장이 없는 현실에서 4월에 개막해 9월에 정규시즌을 마치려면 팀당 경기 수를 줄여야 한다. 현행대로 주중 3연전, 주말 3연전을 한다고 볼 때 이동일인 월요일을 포함하면 4일씩 쉬는 팀이 나오기 때문에 선발 로테이션에 차질이 생기는 등 프로야구 특징 중 하나인 연속성도 무너진다.

메이저리그는 1998년 애리조나와 탬파베이가 각각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 신생 팀으로 창단하자 아메리칸리그 소속이었던 밀워키를 내셔널리그로 이전시켰다. 15팀씩 홀수로 구성되는 것을 피해 14팀(아메리칸리그), 16팀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원활한 경기 운영과 질과 양의 동반 팽창을 위해서는 짝수 팀 리그가 필수적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한국야구위원회도 10구단 탄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10구단 체제가 되더라도 일각에서 주장하는 양대 리그는 시기상조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5개 팀이 한 리그로 묶이면 역시 쉬는 팀이 나온다. 이를 막기 위해 다른 리그 팀과 시즌 내내 맞붙게 한다면 리그를 나눌 의미가 없다. 국내 프로야구도 1999년 양대 리그를 시행했지만 동일 리그와 다른 리그 팀 간의 경기 수가 같고(2000년), 팀 순위를 뺀 나머지 개인 기록을 통합 적용하는 등 어설픈 운영 끝에 2년 만에 폐지했다. 인기 구단 요미우리, 한신과 경기를 하기 위한 의도였지만 일본 프로야구에서 2004년 퍼시픽리그 구단주들이 리그 팀을 4개로 줄인 뒤 센트럴리그 6팀과 합쳐 총 10팀으로 구성된 단일 리그를 모색했던 것도 ‘10개 구단 양대 리그’의 문제를 알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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