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특급신인 영입 효과 ‘기대와 현실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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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0일 03시 00분


슈퍼루키 오세근, 인삼公 恨 풀어줄까

중앙대 시절 52연승과 지난해 대학리그 전승 우승을 이끈 오세근(200cm).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인삼공사 유니폼을 입게 된 오세근은 우승 보증수표의 명성을 지킬 수 있을까. 사진은 지난해 대표팀에서 뛰던 오세근. 동아일보 자료 사진
중앙대 시절 52연승과 지난해 대학리그 전승 우승을 이끈 오세근(200cm).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인삼공사 유니폼을 입게 된 오세근은 우승 보증수표의 명성을 지킬 수 있을까. 사진은 지난해 대표팀에서 뛰던 오세근. 동아일보 자료 사진
프로농구 인삼공사 이상범 감독은 지난달 31일 신인드래프트에 앞서 함께 차를 마시던 KCC 허재 감독의 손을 꽉 잡았다. “형님의 기운을 제가 좀 받아야겠어요.” 역대 드래프트에서 김주성 하승진 같은 최대어를 뽑았던 허 감독의 행운이 자신에게도 따르기를 염원했다.

바람대로 이 감독은 꿈에도 그리던 1순위 지명권을 얻어 대표 출신 슈퍼 루키 오세근을 지명했다. 인삼공사는 누구를 뽑을지 모르는데도 ‘오세근’이란 이름을 새긴 유니폼까지 준비하며 정성을 다했다.

오세근은 무관의 설움을 겪고 있는 인삼공사의 오랜 한을 풀어줄까. 특정 스타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선수층이 엷은 국내 코트에는 특급 신인들이 데뷔 시즌부터 눈부신 활약으로 단번에 팀을 우승으로 이끈 경우가 많다. 조상현(LG) 이규섭(삼성) 김주성(동부) 하승진(KCC)이 바로 그들이다. 조상현은 1999년 나산의 지명을 받은 뒤 신인 때 SK 현주엽과 트레이드돼 동기생 황성인, 선배 서장훈과 호흡을 맞춰 트로피를 안았다. 이듬해 이규섭은 삼성에서 신인으로 우승반지를 끼는 영광을 안았다. 드래프트 현장에서 허 감독을 만세까지 부르게 했던 김주성은 2003년 TG삼보를, 하승진은 2009년 KCC를 정상에 올려놓았다. 이들은 신인 때 어느 정도 안정된 전력을 갖춘 팀에 들어가 자신의 기량을 최대한 발휘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반면 잔뜩 부풀렸던 기대를 실망으로 끝낸 못다 핀 꽃들도 있다. SK는 1998년 현주엽을 뽑은 뒤 서장훈과 함께 최강의 콤비를 이룰 것으로 보였는데 8위에 그쳤다. 국가대표 차출이 있었던 데다 부조화를 이룬 탓이었다. SK는 2005년 1순위였던 방성윤을 영입했지만 그해 성적은 9위로 플레이오프 진출에도 실패했다. 유망주 효과와 별 인연이 없던 SK는 2007년 1순위로 뽑은 김태술의 활약으로 6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오른 게 그나마 수확이었다.

단기간에 반짝하기보다는 오랜 투자 끝에 결실을 보는 경우도 있다. 모비스는 2003년과 2004년 2년 연속 1순위 신인 김동우 양동근을 보강해 경험을 쌓게 한 뒤 2006년부터 네 차례 정규경기 우승과 두 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엮어냈다.

상한가로 떠오른 인삼공사는 오세근뿐 아니라 양희종 김일두 김태술 등 주전이 줄줄이 제대를 앞두고 있다. 그래도 이상범 감독은 일단 몸을 낮췄다. “구색을 갖췄지만 대권을 노리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어린 선수들이 자신감을 키워야 하고 팀 컬러도 바꿔야 한다. 모비스의 사례를 배울 만하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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