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카페]‘이승훈 전담팀’이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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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0일 03시 00분


유근형 기자
유근형 기자
이승훈(스피드스케이팅)은 한국 스포츠의 아이콘 박태환(수영) 김연아(피겨스케이팅)와 비슷한 점이 많다.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분야를 개척해 감동을 줬다. 지독한 훈련벌레다. 앞으로 대체 가능한 선수가 다시 나올지 장담하기 어려운 점도 세 선수의 공통점이다.

이승훈은 밴쿠버 겨울올림픽 5000m 은메달, 1만 m 금메달을 따내며 혜성처럼 등장해 아스타나-알마티 겨울아시아경기에서는 압도적인 레이스로 3관왕에 올랐다. 박태환 김연아에 견줄 만한 스타성을 갖춰나가고 있다.

이승훈의 롱런을 위해선 전담팀을 꾸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빙상계에서 나오고 있다. 현재의 대표팀 시스템이 부족하거나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세계 정상을 지키고 신기록에 도전하기 위해선 지속적인 투자와 관리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승훈 전담팀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가 있다.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선수인 이승훈은 아직도 쇼트트랙 훈련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기 3일 전까지도 쇼트트랙 링크에서 훈련을 했다. 쇼트와 스피드 모두 국가대표 마크를 달겠다는 욕심은 버렸지만 여전히 쇼트트랙 훈련은 그의 기록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다.

쇼트와 스피드를 7 대 3 비율로 하는 훈련은 현재의 이승훈을 있게 한 맞춤 프로그램이었다. 다른 선수들은 쇼트트랙의 코너워크 기술을 시도하고 싶어도 밸런스가 흐트러질까 봐 섣불리 도전하려 하지 않는다. 쇼트트랙 출신인 이승훈만이 소화할 수 있는 훈련인 셈이다. 더 전문화된 시스템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승훈은 출전하는 대회도 단거리 선수들과는 다르다. 단거리 선수들이 꾸준히 월드컵 시리즈에 출전했지만 이승훈은 1, 2차 대회 참가 후 겨울아시아경기에 초점을 맞추고 몸을 만들어왔다.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7차 월드컵에 이승훈만 참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담 지원팀이 있다면 좀 더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일정 관리가 가능하다. 투자 없이는 지속적인 성장이 불가능하다.

―아스타나에서

유근형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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