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떠나는 진선유··· 부활 꿈꾸는 안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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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8일 03시 00분


진 “짧고 굵게 끝내 후회 없어요”
안 “2014년 소치 정상에 서겠다”

떠나는 영웅과 남은 영웅. 쇼트트랙 여제 진선유(왼쪽)와 황제 안현수가 16일 춘천 의암빙상장에서 경기가 끝난 뒤 손을
맞잡고 웃고 있다. 진선유는 이번 겨울전국체육대회를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반면 2008년 무릎 부상 후 대표로 돌아오지
못한 안현수는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선수생활을 이어갈 뜻을 비쳤다. 춘천=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떠나는 영웅과 남은 영웅. 쇼트트랙 여제 진선유(왼쪽)와 황제 안현수가 16일 춘천 의암빙상장에서 경기가 끝난 뒤 손을 맞잡고 웃고 있다. 진선유는 이번 겨울전국체육대회를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반면 2008년 무릎 부상 후 대표로 돌아오지 못한 안현수는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선수생활을 이어갈 뜻을 비쳤다. 춘천=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나보다 부상이 심했는데 재기한 걸 보면 현수 오빠는 정말 대단해요.”(진선유)

“선유는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전성기로 돌아갈 수 있어요. 아직 은퇴할 때가 아니죠.”(안현수)

2006년 토리노 겨울올림픽에서 나란히 3관왕에 오르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남녀 쇼트트랙 영웅이 갈림길에 섰다. ‘황제’ 안현수(26·성남시청)는 지긋지긋한 부상을 털고 국가대표 재도전을 선언한 반면 ‘여제’ 진선유(23·단국대)는 은퇴 의사를 밝혔다. 남는 자와 떠나는 자로 나뉜 이들을 전국겨울체육대회가 열린 춘천 의암빙상장에서 만났다.

○ 아쉬운 은퇴 진선유

마지막 대회를 대학부 1500m 4위, 3000m 3위로 마친 진선유의 얼굴은 담담했다. 진선유는 “지난해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한 뒤 의욕 제로였다. 은퇴하기엔 이르다는 말이 많았지만 처음부터 짧고 굵게 하기로 마음먹고 있었다.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아쉬움이 없지는 않다. 세계선수권 4연패에 도전했던 2008년 발목 부상을 당해 지난해 밴쿠버 겨울올림픽에 나서지 못했다. 부활을 노렸던 지난해 타임레이스(오픈레이스가 아닌 개인 기록경기) 대표선발전에선 1500m와 3000m에서 1위를 했지만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4종목 순위를 점수화해 가장 낮은 선수가 발탁되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500m(10위), 1000m(7위)에서 부진하며 종합 5위(19점)에 머물렀다. 부상을 극복하고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알마티 겨울아시아경기에서 선수 생활의 화룡정점을 찍으려던 바람은 수포로 돌아갔다.

진선유는 “점수 방식에 아쉬움이 있었다. 1위와 2위가 1점 차밖에 나지 않았다. 한 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제도였다”고 말했다.

○ 부활 서막 알린 안현수

안현수는 이번 대회 일반부 3000m에서 전매특허인 폭발적인 레이스를 재연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파벌 논란에 이어 세계선수권 6연패를 노렸던 2008년 무릎 부상 등 날개 없는 추락을 계속했던 그가 부활의 신호탄을 쏜 것이다. 안현수는 “주변에서 전성기 때 기량이 나온다고 하니 기분이 좋다. 4월 대표 선발전에서 반드시 복귀해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시상대의 가장 높은 자리에 다시 한 번 오르고 싶다”며 각오를 밝혔다.

○ 변함 없는 쇼트트랙 사랑

2011년 다른 길을 선택했지만 두 선수의 쇼트트랙 사랑엔 차이가 없었다. 인터뷰 내내 진선유는 경기장 안에서 환호가 터져 나올 때마다 “잠시만요”를 외치고 경기 결과를 확인했다. ‘이렇게 좋아하는데, 아직 그만둘 때가 아닌 것 같다. 복귀 가능성은 몇 %냐?’고 묻자 “현재로선 10%다”고 답했다. 안현수는 “저도 하는데…. 선유는 충분히 할 수 있다.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홍보 동영상 찍고 나니 2018년까지 뛰고 싶다. 스피드 이규혁 형도 있잖아요”라며 웃었다.

춘천=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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