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 포인트]“박찬호, 틈만나면 트레이닝… 열정 감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18일 03시 00분


코멘트
‘초푸, 초푸 상, 박 상….’

일본 오키나와 미야코지마의 오릭스 캠프에서 동료 선수들은 박찬호(38)를 이처럼 다양한 호칭으로 부른다. 왜 그럴까. 메이저리그에서 17년간 뛰었던 박찬호는 일본 전지훈련 첫날 팀 동료들과의 미팅에서 편하게 ‘찹(Chop)’으로 불러 달라고 요청했다. ‘찹(CHop)’은 박찬호의 영어이름 ‘Chan Ho Park’의 알파벳을 줄인 말이다.

이를 일본식으로 발음하면 초푸가 된다. 열 살 넘게 차이 나는 어린 선수들은 여기에 존칭을 뜻하는 상(∼さん)을 붙인다. 그마저도 어려운 선수들은 그냥 박 상이라고 부른다.

박찬호의 미국 스타일은 이뿐 아니다. 박찬호는 16일엔 건강이 좋지 않은 아내 박리혜 씨를 위해 훈련을 하루 쉬고 도쿄에 갔다. 일본 선수들의 눈에는 분명 이례적이다. 그리곤 17일 새벽 비행기를 타고 오전 11시경 미야코지마로 돌아와 예정대로 불펜 피칭을 했다. 그는 “가족의 안정은 내겐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라고 했다.

팀 동료들은 그의 자기 관리에 더 놀랐다. 박찬호는 “도쿄에 가서도 비는 시간을 이용해 웨이트 트레이닝과 유산소 운동을 했다. 어디에서건 내게 필요한 훈련은 한다”고 했다.

이 소식은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의 귀에도 들어갔다. 오카다 감독은 “메이저리그에서 124승을 거둔 박찬호가 온다고 했을 때 경력만 믿고 건방지게 굴면 어쩌나 걱정도 했다. 하지만 막상 지켜보니 야구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우리 젊은 선수들이 그런 자세를 배워야 한다”고 했다. 팀에 합류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빅리거답게 화제를 몰고 다니는 박찬호다.

미야코지마=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