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투병 중인 아버지를 위해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싶다”던 케빈 나(28·타이틀리스트)의 소망이 아쉽게 무산됐다.
2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LA 인근 리비에라 골프장(파71·7298야드)에서 열린 미 PGA 투어 노던트러스트오픈(총상금 65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이븐파 71타를 쳐 합계 9언더파 275타로 단독 3위에 올랐다.
전날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2위에 올라 역전 우승을 노린 케빈은 경기 초반 퍼트가 말을 듣지 않아 고전했다. 1번홀(파5)을 버디로 출발해 상승세를 타는 듯 했지만 2번(파4)과 4번홀(파3)에서 연거푸 보기를 적어냈다.
6번홀(파3)에서 버디로 만회하는 듯 했지만 8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핀 5m 부근에 떨어뜨리고도 3퍼트를 해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다.
10번홀(파4)에서도 두 번째 샷으로 그린에 올리지 못해 네 번째 보기를 적어내며 순위가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선두 애런 배들리(호주)와는 6타차까지 벌어져 사실상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1∼2개의 보기를 더 적어낼 경우 톱10 밖으로 밀려날 위기까지 맞았지만 11번홀에 이어 17번홀(이상 파5)에서 버디를 낚아내며 3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1월 봅호프클래식 공동 5위에 이어 시즌 두 번째 톱5 진입이다.
‘탱크’ 최경주(41·SK텔레콤)는 3타를 줄이면서 합계 7언더파 277타로 프레드 커플스(미국)와 함께 공동 7위로 대회를 마쳤다. 시즌 네 번째 대회 만에 첫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10번홀까지 버디만 4개 기록하며 상승세를 탄 최경주는 15번홀(파4)에서 벙커에서 친 세 번째 샷이 핀 1.4m에 떨어져 파로 막을 수 있었지만 이 퍼트를 놓치면서 이날 유일한 보기를 적어냈다.
공동 4위까지 오를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우승은 애런 배들리가 차지했다. 12번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적어내 2위에 2타차까지 쫓기는 위기를 맞았지만 13번홀에서 바로 버디를 잡아내는 등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펼치며 비제이 싱(피지·10언더파 274타)을 2타 차로 밀어내고 우승했다. 우승상금 117만 달러를 손에 넣은 배들리는 마크 윌슨, D.A 포인츠에 이어 상금랭킹 3위로 뛰어올랐다.
2006년 버라이즌 헤리티지, 2007년 FBR오픈에 이어 개인 통산 세 번째 투어 우승이다. 카밀로 비제가스(콜롬비아), 앤서니 김(26·나이키골프) 등과 함께 20 대에 3승 이상을 올린 6번째 선수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