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축구는 기본·팀워크 중시
첫 AS후 동료들과 가까워져
쉬는 날엔 가족과 파리 여행
주 2회 불어수업 “만만찮네”
프랑스 르 샹피오나 무대에 진출한 정조국(27)에게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지난 시즌 FC서울을 K리그 정상으로 이끈 정조국은 20일(한국시간) 홈에서 열린 아비뇽과의 2010∼2011 프랑스 리그1 24차전에 선발 출전, 0-1로 뒤진 후반 39분 절묘한 헤딩 패스로 이레네우쉬 옐렌의 동점 골을 도와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했다.
1월 입단 후 처음 얻은 선발 기회에서 공격 포인트로 좋은 인상을 남겼다.
정조국은 22일 스포츠동아와 전화통화에서 “개인이 아닌, 팀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는 좋은 선수가 되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첫 공격 포인트였다.
“별 차이가 없다(웃음). (장 페르난데스) 감독께서 ‘경기를 잘했다’고 말씀해주신 게 전부다. 자신감을 찾았다는 게 고무적이다. 이제야 팀 일원인 것 같다. 내 몫을 조금했다는 생각도 들고.”
-예전에는 동료들과 융합되지 않았다는 의미인가?
“아니. 동료들과 더욱 가까워졌다는 얘기다. 전에는 개인적인 부분을 많이 생각했지만, 이제 내 역할을 알게 됐다. 팀이 내게 뭘 해주느냐가 아닌, 내가 팀을 위해 뭘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한다.”
-팀이 강등권이다.(오세르는 4승14무16패 리그 16위로 강등권(18∼20위)이다)
“우리가 강등될만한 팀은 아니다. 프랑스 리그를 보고 있으면 우리가 상대보다 뒤지지 않는다는 걸 안다.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아있다.” -프랑스 생활은 어떤가.
“너무 좋다. 가족들이 4일부터 프랑스로 넘어와 살고 있는데, 잘 적응하고 있다. 오세르는 작은 도시다. 인구가 4만 명쯤? 모두 친절하고, 잘 대해준다.” -어학 문제가 크겠다. 프랑스인들은 영어를 잘 못할 텐데.
“구단에서 일주일에 두 번 프랑스어 교육을 한다. 영어는 좀 하게 되더라. 아무래도 먹고 살려다 보니(웃음). 영어를 할 줄 아는 동료들이 많다. 가족들과 함께 식사도 할 계획이다.”
-가족들이 있어 좋겠다.
“즐겁게 생활해준다. 파리 여행도 다녀오고. 팀 훈련이 없을 때면 가끔씩 바람도 쐬고 또 다른 여유를 느낄 수 있다. 경기력에 지장 없는 한 많은 추억을 쌓고 싶다.”
-한국 동료들과는 연락을 하는지. 조언도 받는가.
“남태희와 송진형 등이 뛰고 있다. 진형이와는 서울에서 함께 뛰었으니 도움을 많이 받는다. (박)주영이와는 전화 통화만 했다. 만날 새가 없다. 주영이도 팀 사정이 좋지 않다. 조언이랄 것은 없고, 그냥 넋두리를 주고받는다. (남)태희는 에이전트(지쎈)가 같아 어시스트했을 때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더라. 고마웠다.”
-현지에서 느낀 한국과 가장 큰 차이가 있다면.
“기본기를 강조한다. 패스와 팀 융합을 중시한다. 템포가 빠르다. 수비도 두껍다. 잘 뚫리지 않더라. 농담처럼 동료들이 하는 말이 있는데, 프랑스에서 열 골을 넣을 수 있다면 잉글랜드에서 열다섯 골을 넣을 수 있다고 한다. 그만큼 수비가 두껍다.” -가장 부족한 게 무엇인가.
“내가 동료들에 비해 좋은 점은 없다. 그래도 유일한 장점이 있다면 희생과 성실한 자세다. 마음가짐도 차이를 두려 한다. 감독께서도 ‘급하게 하지 말라. 충분히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