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선수들 13년간 뒷바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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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24일 03시 00분


김효정 씨 협회서 감사패 받아

배드민턴 대표팀에서 그를 모르면 간첩이란 말이 나왔다. 서울에서 영어 강사로 일하는 김효정 씨(42·사진). 그는 대표팀에 헌신한 공로로 23일 대한배드민턴협회 시상식에서 특별감사패를 받았다.

김 씨와 배드민턴 대표팀의 인연은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영국 버밍엄대에서 유학하고 있던 김 씨가 실습을 나간 호텔에 대표팀이 머물면서 교류가 시작됐다. 그 후 런던의 한 호텔에 근무하던 그는 해마다 버밍엄에서 열린 전영오픈에 대표팀이 출전하면 만사를 제쳐두고 달려가 일주일 넘게 뒷바라지에 정성을 다했다. 통역, 숙소 예약뿐 아니라 직접 태극기를 마련해 응원단장까지 했다. 30명 가까운 선수의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앞치마를 두르기도 했다. “처음에 말이 잘 안 통해 고생하는 선수들을 도와주려고 시작했는데 친해지다 보니 쉽게 관둘 수가 없었어요.”

2004년 아테네 올림픽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장기 휴가를 내고 참가했을 정도로 열성적이다. 3년 전 귀국해서도 인연을 끊을 수 없어 코리아오픈이 열리면 자원봉사자로 나섰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 금메달리스트 이효정은 “선수들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성심껏 도와준 고마운 언니”라고 말했다.

미혼이라 대표선수들에게 셔틀콕과 결혼했다는 농담을 듣는 김 씨는 “유럽처럼 대표팀이 큰 인기를 끌 수 있도록 서포터스를 만들고 싶다”며 웃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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