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틴 카이머(26·독일)가 월드골프챔피언십 액센추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총상금 850만 달러) 결승에 올라 세계랭킹 1위 등극을 예약했다.
카이머는 2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주 마라나 리츠칼튼 골프장에서 열린 대회 나흘째 경기에서 미구엘 앙헬 히메네스(스페인)와 버바 왓슨(미국)을 잇따라 꺾고 결승에 올랐다. 카이머는 우승하지 못하더라도 다음 주 발표 예정인 세계랭킹에서 32강전에서 탈락한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를 제치고 1위에 오르게 됐다.
카이머의 세계랭킹 1위 등극은 세계 골프의 새로운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그의 젊다. 경쟁자 웨스트우드와 필 미켈슨(미국)이 마흔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서 훨씬 유리하다. 게다가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는 시간이 지날수록 랭킹이 떨어져 당분간 그의 세상이 진행될 전망이다.
카이머는 바닥부터 경험을 쌓고 올라오며 성공신화를 이뤘다. 2005년 프로로 전향, 유러피언 3부투어와 2부투어를 차례로 거쳤고, 2007년 1부투어에 합류하면서 빛을 보기 시작했다. 유러피언 통산 9승을 따냈고 작년 PGA 챔피언십 우승으로 첫 메이저 트로피를 가져갔다.
카이머는 “대회 도중에 1위에 올랐다는 소식을 들어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내일 우승한다면 더 좋겠지만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이 순간을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결승에서 맞붙은 상대는 세계랭킹 9위 루크 도널드(잉글랜드)다. 8강과 4강전에서 절정의 샷 감각으로 결승에 선착했다. 8강에서는 라이언 무어(미국)를 상대로 5&4 승리를 챙겼고, 4강에서는 작년 PGA 투어 상금왕 매트 쿠차(미국)를 6&5로 이겼다. 두 차례 경기에서 27홀 밖에 플레이 하지 않으면서 체력을 비축해 뒀다.
이 대회 최고 성적을 기록하며 파죽지세의 상승세였던 양용은(39)은 8강에서 매트 구차에 덜미를 잡혔다. 3번홀까지 팽팽한 균형을 이루며 선전했지만 이후 갑작스런 샷 난조로 전반에만 4DN으로 밀렸다. 후반 추격을 시도한 양용은은 10번과 13번홀을 따내 2DN으로 따라갔지만 남은 홀이 부족했다.
한편 같은 날 멕시코 퀸타나 루의 엘 카마레온 골프장에서 열린 마야코바 클래식(총상금 370만 달러) 3라운드에 나선 강성훈(24·신한은행)은 전날 공동 2위에서 4계단 하락한 공동 6위로 떨어졌다. 2타를 더 줄여 중간합계 10언더파 203타가 됐지만 순위는 내려갔다. 존슨 와그너(미국)가 중간합계 13언더파 200타로 단독 선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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