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라쿠텐에 입단한 김병현(32·사진)이 22일 100개의 불펜 피칭을 마친 뒤 한 말이다. 김병현은 “그래도 날이 갈수록 좋아지는 걸 느낀다. 앞으로 마음에 드는 공이 15개, 20개로 늘어날 것”이라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이튿날인 23일에는 90개를 던졌다. 마무리 후보인 김병현에게는 이례적인 투구 수다. 호시노 센이치 감독도 “현재 김병현의 몸 상태나 구위는 전성기의 5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김병현은 역시 김병현이었다. 3년간의 공백을 딛고 첫 실전 투구에 나선 26일 오키나와 자탄 구장에서 열린 주니치와의 시범경기. 8-3으로 앞선 8회 팀의 4번째 투수로 등판한 김병현은 8개의 공으로 세 타자를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8개 중 6개가 힘이 가득 실린 직구였다.
경기 후 “좋은 공을 던졌다. 1군을 상대로도 저 공을 던질 수 있다면 좋겠다”던 호시노 감독은 27일 나고 구장에서 열린 니혼햄과의 경기에 김병현을 또 등판시켰다. 이날 역시 김병현의 투구는 완벽에 가까웠다.
1-2로 뒤진 8회말 팀의 4번째 투수로 등판한 김병현은 2년 연속 3할 타자 이토이 요시오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이야마 유지를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시켰으나 이야마가 2루 도루에 실패하며 한숨을 돌렸다. 이어 김병현은 대타 마쓰사카 겐타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총 투구 수는 13개. 2경기 연속 무안타 무실점.
김병현과 마무리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마 마나부는 26일 경기에서 1이닝 동안 2안타를 맞고 볼넷 1개를 내줘 호시노 감독으로부터 “저런 공으로는 마무리로 쓸 수 없다”는 혹평을 들었다.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김병현이 다음 달 25일 정규시즌 개막 때 마무리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전날 한신전에서 첫 안타를 신고했던 오릭스 이승엽은 이날 경기에서는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롯데 김태균은 주니치전에서 1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을 기록한 뒤 교체됐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