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정해성 감독은 속이 탄단다. 팀의 핵심 공격수 지동원이 오른쪽 무릎 타박상으로 재활을 하고 있어 개막전부터 100% 전력을 활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동원의 부상이 연막작전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정 감독은 지동원의 이야기만 나오면 한숨부터 쉬었다.
“부상에도 완쾌돼도 각급 대표팀 차출 선상에 있는 동원이를 팀에서 활용할 시간은 많지 않아요. 그렇다고 내가 조급하게 기용할 수는 없잖아요. 이래저래 내 속만 타죠.”
정 감독은 최근에는 아예 지동원과 마주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눈에 보이면 재활 상태를 직접 물어보게 되고, 혹시나 ‘괜찮다’는 대답이라도 들으면 기용에 대한 욕심이 생길 것 같아 일부러 외면한다고 했다.
무리해서 기용할 수는 있겠지만 어린 선수의 생명을 생각하면 지도자가 욕심을 앞세우면 안 된다는 게 정 감독의 지론이다.
“테이핑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면 뛸 수도 있겠죠. 그러나 내 욕심을 차리다보면 선수의 부상이 고질병이 될 수 있어요. 실제로 그런 사례가 많아요. 저도 선수 생활할 때 그런 경험이 있거든요. 그래서 동원이는 완벽하게 괜찮다는 진단을 받을 때가지는 아예 쉬게 할 계획이에요.”
정 감독은 13일 열리는 포항과의 홈 개막전에서 지동원을 기용해 볼 계획도 최근에 수정했다. 비록 홈 개막전이지만 지동원에게 조금이라도 무리가 따르면 투입 시기를 더 늦출 수도 있다고 했다.
지동원의 자리에 대신 뛸 수 있는 선수들이 마땅치는 않지만 몸과 마음이 잘 준비된 대체자원들에게 기회를 주는 게 현명한 방법이라고 판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