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심장 가빈, 범실 13개하고도 36점
3-1로 진 현대는 세번째 3·1절 악몽
문성민 두번째 트리플크라운 빛바래
대한항공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 ‘1’
삼성 가빈의 강스파이크. 천안유관순체육관|김종원기자 won@donga.com
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을 가득 메운 6424명의 홈 팬들은 허탈하게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삼일절 빅뱅에서 홈팀 현대캐피탈이 라이벌 삼성화재에 또 다시 무릎을 꿇었다.
삼성화재는 NH농협 2010∼2011시즌 V리그 남자부 5라운드에서 현대캐피탈을 세트스코어 3-1(26-24 25-20 17-25 25-23)로 눌렀다. 2009년부터 3년 연속 삼일절에 유관순체육관에서 벌어진 현대캐피탈과의 라이벌 전에서 모두 승리를 챙겼다.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에도 한 발 더 다가섰다.
13승13패로 5할 승률에 복귀하며 3위를 유지했다. 5위 KEPCO45(10승15패)와 격차를 2.5게임으로 벌렸다. 현대캐피탈과의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도 4승1패로 압도적 우위를 지켰다.
○에이스 가빈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가빈이 서브 범실이 많아도 결정적인 순간에 한 번씩 해주니 뭐라 할 수가 없다. 그게 바로 에이스다”며 웃음 지었다.
실제로 그랬다. 가빈은 이날 13개의 범실을 기록했는데 이 중 서브 범실이 무려 7개였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서브에이스로 흐름을 바꿨다. 4세트 11-12에서 강력한 서브로 동점을 만든 뒤 이어진 박철우의 공격으로 13-12로 1점 앞선 상황에서 또 다시 서브 득점을 하며 점수 차를 벌렸다.
6000명 이상의 관중이 강한 야유를 보냈지만 전혀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보란 듯 강 서브를 상대 코트에 꽂았다. 이날 승부를 가른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가빈은 36점에 60. 38%의 공격성공률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가빈은 “상대 야유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그게 팬들의 역할이고 오히려 그걸 즐기려고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달 13일 삼성화재 전에서 이번 시즌 국내 선수로는 처음으로 트리플크라운(서브, 블로킹, 후위공격 각 3점 이상)을 달성했던 문성민은 이날도 블로킹 5점, 서브 3점, 백어택 6점 등 21점을 몰아쳐 두 번째 트리플크라운을 작성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나지 않았다.
한편, 대한항공은 정규 시즌 첫 우승에 매직넘버 1을 남겼다. 대한항공은 우리캐피탈과의 홈경기에서 3-0(25-19 25-20 25-23) 완승을 거두며 22승4패를 기록했다. 현대캐피탈이 앞으로 1패만 당해도 앉아서 1위를 확정한다. 현대캐피탈이 남은 경기를 모두 이겨도 대한항공이 6일 LIG손해보험을 꺾으면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