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혜 전 서울대 음대 교수(49)와 보비 나이트 전 인디애나대 농구 감독(71). 둘은 공통점이 있다. 바로 폭력 연관이다. 김 교수는 제자 폭행 혐의로 지난달 28일 파면됐다. 나이트 감독 역시 2000년 9월 인디애나대에서 폭력 행위로 물러났다.
사실 나이트 감독은 국내 잣대로는 폭력도 아니다. 친구에게 말하듯 “헤이, 나이트 왓츠 업!”이라고 말한 학생을 훈육하면서 팔을 거세게 잡은 게 해고의 빌미가 됐다. 나이트 감독은 인디애나대에서 30년 동안 지휘봉을 잡으면서 팀을 세 차례 정상에 올려놓았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의 존 우든, 노스캐롤라이나대의 딘 스미스, 듀크대의 마이크 셔b스키, 켄터키대의 아돌프 루프 감독 등과 함께 대학농구의 전설적 지도자로 꼽힌다.
나이트 감독이 불명예 퇴진한 까닭은 대학의 불관용 원칙을 어긴 때문이다. 나이트 감독은 1997년 훈련 중 한 선수의 목을 치는 장면이 3년이 지난 뒤 CNN-SI 네트워크에 방영돼 2000년 4월 대학으로부터 불관용 경고를 받았다. 다시 이런 행위가 발각될 경우 즉각 해고하겠다는 게 불관용 원칙이다. 그리고 5개월 후 버릇없는 학생을 훈육하는 과정에서 감독직을 박탈당했다.
나이트 감독은 자신의 행위가 정당하다고 항변했지만 학생 부모의 집요한 언론 플레이에 휘말려 대학을 떠나야 했다. 학생들은 오히려 원인 제공을 한 학생을 비난했다. 나이트 감독이 인디애나대를 떠날 때 6000여 명의 학생은 교정에 모여 그를 지지했다. 다만 나이트 감독은 다혈질의 성격으로 몇 차례 과격한 행동이 도마에 오른 적이 있어 대학의 불관용 원칙을 피할 수 없었다.
나이트 감독은 2001년 텍사스공대로 옮겼고 은퇴 후에는 ESPN 해설자로 활동하고 있다. 농구에 죽고 사는 인디애나대는 나이트 감독이 떠난 후 뚜렷한 성적을 기록하지 못했다. 나이트 감독은 2일 미국 대학농구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지도자의 폭력에 대한 시각은 한국과 미국이 이처럼 다르다. 미국에선 아무리 훌륭한 지도자라도 작은 폭력 행위조차 용서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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