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대한항공, 삼성화재-현대캐피탈 딛고 사상 첫 정규시즌 우승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7일 03시 00분


프로 7시즌만에 1등석 탔다

대한항공 배구단은 실업 시절이던 1986년 탄생했다. 1984년 출범한 백구의 대제전(대통령배) 인기가 하늘을 찌를 때였지만 당시 고려증권과 현대자동차의 양대 산맥은 신생팀 대한항공이 넘어설 수 없는 존재였다. 1990년대 후반 삼성화재가 가세하면서 대한항공의 자리는 더 좁아졌다. 2005년 프로 출범 뒤에도 나아질 것은 없었다. 지난 6시즌 동안 정규시즌 1위는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이 3차례씩 나눠가졌고 챔피언결정전 역시 두 팀만의 무대였다. 1999년 슈퍼리그에서 박희상(우리캐피탈 감독)을 앞세워 2위에 오른 것이 역대 겨울리그(백구의 대제전, 슈퍼리그, V리그)에서 대한항공이 거둔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그런 대한항공이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양강 체제를 보란 듯이 무너뜨리며 정규시즌 정상에 올랐다. 대한항공은 6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LIG손해보험을 3-0(25-19, 25-21, 25-23)으로 완파하고 남은 경기와 상관없이 1위를 확정했다. 2위 현대캐피탈과의 승차는 3.5경기. 3경기를 남겨 놓은 대한항공은 창단 이후 최다 연승 기록도 ‘12’로 늘렸다.

지난 시즌 중반 신영철 감독이 사령탑을 맡은 뒤 대한항공은 차근차근 고공비행 채비를 갖췄다. 서브와 리시브 등 기본기를 강화하는 데 주력했고 은퇴했던 이영택과 신경수를 영입해 노련미와 높이를 보강했다. 유망주였던 한선수는 지난해 월드리그와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대표 선수로 활약하며 국내 최고의 세터로 거듭났다. 발군의 수비 기량을 갖춘 신인 곽승석을 지명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고, 서브 부문 1위에 올라 있는 에반은 모처럼 용병 걱정 없이 시즌을 보낼 수 있게 했다. 덕분에 대한항공은 1라운드부터 선두로 치솟았고 마지막 5라운드까지 가장 높이 날았다. 이날 대한항공은 에반이 22점, 신영수 15점, 신경수가 6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도왔다. 신 감독은 “정신력과 체력을 강조했는데 선수들이 잘 따라줬다. 팬들과 구단의 성원에 힘입어 1차 목표는 이뤘고, 4월 챔피언결정전에서 꼭 우승해 기대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상무신협은 우리캐피탈을 3-0으로 누르고 9연패에서 탈출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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