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집중’이 양용은을 웃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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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9일 07시 00분


■ 철저히 준비된 대회만 공략…올 시즌 5번 출전 톱10만 3차례

시즌 4번째 대회 첫 출전…늦은 출발
평균타수 0.28타 줄고 샷거리는 늘어
혼다클래식 준우승 5년차 노련함 빛나

양용은의 상승세가 눈부시다. 시즌 개막 후 5개 대회에서 4차례 컷 통과했고, 톱10 진입이 3차례다. 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팜비치가든스의 PGA 내셔널 골프장 챔피언스 코스에서 열린 혼다클래식에서 준우승했다. 우승은 놓쳤지만 2009년 PGA 챔피언십 우승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이다.

시즌 초 양용은의 성적은 역대 최고다. 5개 대회에서 3차례 톱10에 진입했다. 역대 최다 톱10 진입은 2009년 4차례다. 특별히 달라진 건 없지만 전 부문에서 고른 활약을 펼치고 있는 게 상승의 원인이다.

평균타수는 70.40으로 투어 평균 70.68보다 0.28타나 적게 쳤다. 드라이버 샷 거리도 투어 평균을 뛰어 넘는다. 288.3야드로 286.7야드에 1.4야드 더 쳤다. 드라이버 샷 페어웨이 적중률(61.43%)과 그린적중률(66.67%)도 평균이상이다. 라운드 당 평균 퍼트 수가 29.40타로 29.23타에 비해 약간 높지만 근소하다.

선택과 집중도 상승세의 원동력이다. 철저히 준비된 대회에만 출전해 상금 쌓기에 나서고 있다. 양용은은 다소 늦게 시즌을 시작했다. 시즌 4번째 대회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에 처음 출전했다. 공동 44위의 무난한 성적을 거뒀다.

두 번째 출전한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에서는 공동 8위에 올라 작년 마스터스 이후 11개월 만에 톱10에 진입했다.

한주 쉬고 나선 노던트러스트오픈에서 시즌 처음 컷 탈락했지만 크게 신경 쓸 정도는 아니다. 사실 양용은은 이 대회에 출전할 계획이 없었다. 하지만 후배 김경태가 이 대회에 출전하면서 급하게 출전을 결정했다. 김경태는 올해부터 양용은의 매니지먼트사 YE스포츠의 소속 선수가 됐다. 그 인연으로 양용은도 출전했다.

액센추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은 초반 상승세의 절정을 보여줬다. 64강전에서 알바로 퀴로스, 이어 32강전에서는 2009년 US오픈 우승자 스튜어트 싱크를 상대로 값진 승리를 따냈다. 16강전에서는 최근 PGA 투어에서 가장 눈부신 활약을 펼치는 그레임 맥도웰까지 꺾으면서 돌풍을 예고했다. 8강전에서 맷 쿠차에 덜미를 잡혔지만 역대 이 대회 최고 성적인 공동 5위를 기록했다.

투어 5년 차에 접어들면서 생긴 노련함도 상승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제는 아무 대회나 출전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과 잘 맞는 코스의 대회에만 출전하고 있다.

혼다클래식이 대표적이다. 경기장소 PGA 내셔널 챔피언스 코스는 그린이 유리알 같다. 선수들은 미끄러지는 듯한 그린에 절절매지만 양용은은 반대다. 공을 살살 문지르듯 퍼트하는 양용은에게는 제격이다. 2009년 우승으로 코스 공략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갖고 있다. 바람이 많이 불지만 상대적으로 러프가 길지 않은 것도 잘 맞는다. 제주도 출신 양용은은 바람이 많이 분다고 해서 특별히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양용은의 캐디로 오랫동안 투어생활을 함께했던 YE스포츠 박경구 이사는 “시즌 초 컨디션을 보면 올해 2009년에 이어 가장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컨디션만 놓고 보면 2009년보다 더 좋은 상태다. 1∼2승 정도는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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