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뼈정우’ 이젠 뼛속까지 해결사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2일 03시 00분


■MF서 스트라이커 변신한 상무 김정우, 인천 상대 개막 축포 2골

길고 갸름한 얼굴, 호리호리한 몸매. 언뜻 보면 무척 말랐다. 그래서 별명이 ‘뼈정우’다. 상주 상무의 상병 김정우(29). 연인인 영화배우 이연두(27)는 방송에 출연해 “처음 소개팅 제의가 왔을 때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니 외모가 별로인 것 같았다”고 했다. 그런데 실제로 만나보니 키도 크고 옷도 잘 입는 스타일이었다고 자랑했다. 만난 뒤 2년 동안 빠짐없이 모닝콜을 해주는 자상한 남자친구였다.

하지만 김정우는 약해 보이는 인상과 부드러운 이미지와는 다른 면모도 지니고 있다. 그라운드에서는 잠시도 가만있지 않고 뛰어다닌다. 9월에 제대하는 그는 후배 선수들도 많지만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6일 인천과의 홈 개막전을 마친 그는 “전반 끝날 무렵 너무 힘들어 토할 뻔했다”고 털어놓았다.

김정우는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알려져 있지만 공격력도 뛰어나다. 상주 이수철 감독은 그의 공격력을 눈여겨보고 최전방 공격수로 내세우려는 과감한 작전을 구상했다. 그러다 이 전략이 노출되자 처진 스트라이커로 슬쩍 바꾸었다. 결과는 대성공. 김정우는 인천과의 경기에서 2골을 몰아넣으며 2-0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그러나 새 포지션에 적응하느라 더 많이 뛰어야 했다.

김정우는 “초등학교 때 득점왕을 차지해 봤다”며 공격수 역할에 대한 자신감도 숨기지 않았다. 김정우는 이천수(30·오미야 아르디자)를 배출한 축구 명문 부평초등학교 출신이다. 소년 시절의 경험이 그에게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다.

김정우는 허정무호가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하는 데 숨은 공을 세웠다는 평을 받는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성용과 호흡을 맞추며 상대 공격의 맥을 끊고 공격의 흐름을 한국 쪽으로 돌려놓는 데 많은 역할을 했다. 반면 상주에 입단하기 전 소속팀인 성남에서는 공격형 미드필더로도 뛰었다.

하지만 부상을 이유로 조광래호에서는 중용되지 않았다. 올해 초 아시안컵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다양한 능력을 지녔지만 최근 대표팀에서는 이용래(25·수원) 등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줬다. 그러던 그가 프로축구에서의 변신을 통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상주는 13일 부산과 방문경기를 치른다. 포지션 파괴를 통해 거듭나려는 김정우가 초반 상주의 돌풍을 이어갈지 관심이다. 상주의 홈 개막전에는 1만6400명의 관중이 찾았다. 전체 인구 11만 명의 약 15%에 이르는 관중이다. 소도시 상주를 들썩이게 한 돌풍의 한가운데에 김정우가 있다. 그 여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김정우

△소속: 상주 상무 △체격: 183cm, 70kg △프로 데뷔: 2003년 울산 현대 △경력: 부평초-부평동중-부평고-고려대-울산-나고야-성남-상주 △K리그 기록: 169경기 16골 13어시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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